그늘이 싫어
햇볕이 쪼이는 곳에
무심코 섰다.
못밖힌 판자위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림자가
따가와 죽겠다고 한다.
우리는
의지와 무관하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 epilogue +
나무는 흙을 파고들어
상처를 주고 꽃을 피우고
톱은 나무에 상처를 주어
편안한 의자가 된다.
상처 없는 변화는 있을 수 없나 보다.
살면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는
의지와는 무관하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상처 받는 게 두려우면
인생에 꽃을 피울 수 없다.
삶의 그림자라는 못에
현실이 따가워
눈물을 흘려본 만큼
활짝 웃을 수 있지 않을까.
김도경 그림에세이
<이런 날, 이런 나> 015.상처
Day like this, Me like this.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