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앞서가서
내가
2등이
되고
니가
뒤처질 때
내가
1등을
한다.
너 없이
뛸 때
나는
1등도
2등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것.
+epilogue+
6학년때 나는 야구를 했었다.
100미터 달리기는 '경재'라는 친구와
1등 2등을 번갈아가며 했었는데
2학기가 되자마자 그 친구는 야구부를그만 두었었다.
덕분에 나는 모든 야구부원들과 달리기를 하면
항상 1등을 했었다.
달리기는 더 이상 재미가 없어졌다.
학교 운동회가 열렸을 때
경재가 100미터 달리기 대표로 나와서
오랜만에 함께 뛰었는데
나는 2등을 하고야 말았다.
그때 나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졌지만 네 덕분에
진짜 열심히 달릴 수 있었어."
김도경 그림에세이
<이런 날, 이런 나> 024 함께 뛴다는 의미
Day like this, Me like this.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