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앞모습은
아주 많이 쳐다보지
결코 솔직하지 않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니까.
액정이 깨져서
보고 싶은 모습을 못보게 되거나
화면이 그냥 깜깜하거나
내가 오작동을 해
니가 원하는 웃음을 주는
모습이 아닐 때
그때서야
두껑을 열고 뭐가 문제인지
딱 한 번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지.
내가 고장이 나기전에
내 속이 어떤지
나의 화려한
앞모습 뒤에
감춰진
나의 그늘진 뒷모습도
좀 바라봐주면 안될까?
그래준다면
정말 좋겠어.
아니 그래줘야 해.
그래야
내가 정말
너를 위해
솔직하게
웃을 수 있을 것 같아.
꼭.
김도경 그림에세이
<이런 날, 이런 나> 063. 나의 뒷면.
<Day like this, Me like this> 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