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산길을 밝히려고
횃불을 밝혀보았다.
약한 바람에도 횃불은 금방
꺼져 버렸었고 다시 밤길은
칠흙같이 어두워져 버렸다.
그 때 저 쪽에서 반짝이는
수많은 불빛을 쫓아 가보니
수십마리의 반딧불이
반짝이고 있었다.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었지만
반딧불의 불빛은 횃불처럼
꺼지지 않고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나의 빛나는 모든 것들도
횃불이 아닌 반딧불이기를.
그래서 바람에
쉽게 꺼지지 않기를.
김도경 그림에세이
<이런 날, 이런나> 064.꺼지지 않아.
<Day like this, Me like this> 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