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도경 Jan 13. 2021

나비물고기












귀산 앞바다에 낚시도 할 겸 올리브와 함께 바람 쐬러 갔었다.

올리브는 짠내 나는 바다 속에 헤엄 치는 물고기냄새를 맡았는지

계속 바다주변을 맴돌았고 나는 모래사장에 앉아 고개를 떨구고

낡은 운동화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운동화에 나비한마리가 발 끝에 날아와 앉았다.

나비를 멍하니 바라보다 

순간 나비의 날개에서 물고기가 보였다.


'물고기가 발 끝에 놀러왔네......' 


생각하는 찰나 그 물고기가

하늘로 날아 올랐다. 


'물고기......물고기가 난다!'


순식간에 내 주변은 하늘을 나는 물고기로 가득하게 차고

나는 계속


'물고기가 하늘을 날아!'

'물고기가 하늘을 날아!'


라며 하늘을 나는 물고기에 취한채

날아다니는 물고기 한마리를 잡으려고

물에빠진 사람처럼 허우적댔다.

한마리도 손에 잡히지않았지만

진귀한 풍경에 취해 볼이 빨개진채 

그저 날아다니는 물고기만 

바라보고 있었다.


"뭐하냐"

"뭐하냐고"

"뭐해!!!!!"


순간 정신을 차리고

나를 부르는 올리브를 보니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히히.....나비 그리는 중."


내 운동화에 앉았던 물고기 모양의 나비였다.


"너무 잘그렸네......"


'올리브 너도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었구나'


그 물고기날개를 단 나비는 

올리브가 그린 나비그림에 살포시 앉았다.

무엇이 그림이고 무엇이 나비인지 모르는 순간

어느새 멀리 멀리 날아갔다.


그런건가보다.

물고기도 날 수있고

나비도 헤엄칠 수 있다는......

그런건가 봐.


꿈......

바닷가에서 잠깐

아름다운 꿈을 꾸었다.


바위에 걸터 앉아 바다에 낚시대를 던지니

올리브가 물었다.


"우리 물고기를 낚는거야? 나비를 낚는거야?"


"둘 다"


'사실은 너와 나의 

모두의 꿈을 낚는거지.'











김도경 그림에세이

<이런 날, 이런 나> 067. 나비물고기

<Day like this, Me like this> 067.




 


 


매거진의 이전글 같이 있을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