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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Choi Apr 04. 2016

여행 중 이런저런 단상들

Random Reflections on the Road

[한국어는 아래에]

Day 81: 30 March 2016, Strahan, Tasmania

That I may or may not develop further in the future…


Do you think about the paths that you have not taken? Or the options that you could’ve taken?

A friend who was once happily in a relationship that he himself described as “it couldn’t get better than this” used to worry about a better option somewhere out there and wondered whether he has settled for someone not as good as he could have gotten.


Not having enough days to see a beautiful island full of places worth visiting, I can’t help asking myself whether it would have been a better choice taking another route. Unlike my friend I usually tend to forget about the options that I didn’t take, but this time the option I didn’t take seemed better, or at least more comfortable because I was constantly car sick for driving curvy, mountainous roads for hours and hours.


I guess this sense of discontent that keeps pestering me about the option that I could have taken or even worse, should have taken. But I’m constantly telling myself to let it go because we are not going to turn the car around and drive back another five hours to take the route that we should’ve taken days before. Nothing else is going to change so why not change my mindset?


World is so big yet so small

Like how in the middle of a dark night we follow a deserted road without the help of any modern technology (other than a car, of course) and almost accidentally end up by the seashore, and there, your Italian friend meets a neighbor from his little hometown in Verona.


Meeting an acquaintance while being on the other side of the globe makes one feel how far one has come from home, yet simultaneously how he/she is unable to be too far enough to lose connection with one’s origin.


It’s a relief for me. I’ve been concerned that my strong desire to see different parts of the world and my connection to where I am from were contradicting. I can now wholeheartedly say that the world is my oyster, without worrying about not worrying not Korean enough, for instance, because the world is small and there will always be some parts in me that leads to where I am from.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While I stopped posting on Instagram, come see my old photos.


81일: 2016년 3월 30일, 스트라한, 타즈매니아

미래에 발전시킬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생각들…    


못 가본 길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나요? 택할 수 있었던 옵션에 대해서는요?

한 친구는 행복하게 연애를 하고 있었고 스스로 “이는 더 이상 나아질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어딘가에 아직 만나지 못한 보다 나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혹시 본인에게 더 적합한 사람이 있는데도 그보다 덜한 사람과 함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하기도 했다.


이 아름다운 섬을 충분히 볼만한 시간이 없었기에 나는 계속해서 보다 나은 길을 선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내 친구와 달리 나는 평소에 내가 선택하지 않은 옵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내가 택하지 않은 길이 최소한 더 편안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왜냐하면 지금 나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몇 시간씩 달리며 차멀미를 하고 있기에,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이 불만감이 아마도 내가 선택할 수 있었던, 아니 선택했어야만 했던 조건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유인가 보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우리가 차를 돌려 다섯 시간을 달려 우리가 며칠 전 선택했어야 하는 길을 찾아가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스스로에게 이제 그만 걱정하라고 말한다. 다른 것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내 마음가짐을 바꾸는 게 낫지 않나 싶다.


세상은 매우 크지만 또한 작다

이를테면 깜깜한 밤에 휴대전화가 터지지도 않는 곳에서 사람이 없는 고요한 길을 밝히며 우연히 도착한 한 바닷가에서 나의 이탈리안 친구가 베로나의 작은 고향의 이웃을 만나는 것과 같은 것 말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이웃 주민을 만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집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왔고, 동시에 얼마나 멀리 떠나오더라도 본인의 근원으로부터의 연결고리는 끊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이에 안도한다. 그동안 나는 세계 곳곳을 보고 싶은 강한 욕구가 내가 온 곳과의 관계와 상반된다는 생각에 걱정해왔다. 이제 나는 세상에 내게 무한한 기회가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말할 수 있다. 내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한 걱정 없이 말이다. 왜냐하면 세상은 작으며 나와 내가 나고 자란 곳과의 연결고리를 끊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과거에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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