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지 말고 앉아라.
엉덩이는 즐거움의 단어이면서,
몸의 중심이자 삶의 원동력이다.
공부도 엉덩이의 힘으로 한다 하고,
근육주사도 늘 엉덩이 담당이다.
몸에서 눈길이 가는 곳도 늘 엉덩이고,
심지어 엉덩이 근육으로 질병도 이겨낼 수 있다.
고등학교 때 오래 달리기를 하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면
헐떡이며 바닥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바닥에 그대로 앉으면 엉덩이가 커진다”는
소문 때문에 나는 끝까지 버텼다.
(도대체 누가 그런 소문을 낸 것인가?)
아, 그때 엉덩이의 진짜 힘을 알았더라면.
심장이 목구멍으로 솟구치는 그 순간,
기꺼이 맨바닥에 엉덩이를 덜렁 붙이고 앉았을 텐데.
지금이라도 시험해 볼까?
매일 달리고, 주저앉고, 엉덩이 사이즈를 기록해
그 낭설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것.
엉덩이는 생각할수록, 낄낄거림으로 꽉 찬 좋은 녀석이다.
엉덩이는 사실,
삶을 지탱하는 비밀병기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귀여움에 얼른 엉덩이를 두드리고,
힘내라는 응원도 엉덩이를 토닥이며 건네고,
억울한 순간에는 엉덩이를 맞으며
인생의 쓴맛을 배우지 않았던가.
엉덩이가 이렇게 중요한 걸 보면,
삶을 버티는 근육이 맞다는 확신이 든다.
그래, 삶이 버거우면 그냥 엉덩이부터 내려놓자.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 그 순간,
엉덩이는 다시 커지고 단단해져
휘청거리는 나를 묵묵히 지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