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사랑하기
“반면 스스로 결정한 것들도 있다. 작가 되기, 가족을 더 늘리지 않기,
아파트에서 살지 않기 같은 것은 내가 선택했다”
-{단 한 번의 삶} , 김영하
“깊이 생각하는 자는
한 존재를 다시 이 세상에 불러오기를 두려워한다.”
-쇼펜하우어
요즘은 비혼이나 딩크라는 선택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나보다 먼저 세상을 살았던 이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돌봄의 고된 반복, 관계 속에서 오는 심리적 구속,
누군가의 삶을 책임지는 압도적 무게를 그들은 어떻게
미리 예견하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철학자의 지혜와 예술가의 감수성 때문일까?
나는 종종 선택하지 않은 다른 삶을 꿈꾼다.
하지만 자유로움 속에서 또 다른 결핍을 마주할 것이다.
애초에 다른 길을 선택한 이들의 결단이 부러우면서도
돌봄과 관계와 책임의 무게를 버티며
내 삶은 깊어졌다.
이기적인 나와 이타적인 나
자유를 꿈꾸는 나와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는 나
그 이중적인 내 모습을 알아차린다.
그러다 문득
이것은 엄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는 지금 내가 살아가는 삶이
오히려 가볍고 부러운 삶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
누군가는 나의 무게를 부러워하고,
내가 가진 책임을 꿈꿀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삶은 누가 더 무거운가, 누가 더 가벼운가의 문제가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무게를 어떻게 경험하느냐의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삶의 아이러니를 배운다.
헤르만헤세의 “삶을 견디는 기쁨”이라는 책을 펼친다.
삶을 견딘다. 그리고 견디는 기쁨이 있다.
나의 엄살을 종결하면서 기쁨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저녁이 따스하게 감싸 주지 않는
힘겹고, 뜨겁기만 한 낮은 없다.
무자비하고 사납고 소란스러웠던 날도
어머니 같은 밤이 감싸 안아 주리라”
-헤르만 헤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