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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1. 2024
새벽, 달리기_3
축 48분
드디어 30분을 넘어 오늘은 48분을 달렸다. 비록 보폭은 좁고 속도는 느리지만 괜찮다. 30분 이상 뛰는 것이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는데 50분에 가까운 시간을 달렸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스스로 칭찬을 해줘야지.
어쩌다 보니 달리기 글이 몇 편 생기고 말았다. 겨우 2주 달리고 나서 이렇게 호들갑이라니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느끼는 기쁨과 만족감이라 기록으로 남기게 된다.
달리는 순간의 고단함이 매번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데도 자꾸만 한 걸음 더 한 걸음 더 가자고 나를 조른다. 숨이 턱까지 차고 침이 끈적하게 입안을 채울 때까지 달리자고 나를 달랜다. 달리기를 멈춘 후에는 나를 칭찬한다.
왜 이전엔 나를 칭찬하지 못했는가 생각도 한다.
그
수많던
잘한
일들은
제쳐두고
못마땅한
일들만
주워 담아 자칫하면
흘릴 세
라
꽁꽁
보듬어
나를
괴롭혔는가
생각한다.
나 나 나 나 나
나는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지만 나를 달리 볼 수는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쉬이 그렇게 살지 못했던 시간들. 그럼에도 버둥버둥 노력했던 시간들이 달리는 동안 스쳐 지나간다.
뿌연 새벽안갯속에 기억들이 방울방울 엉긴다. 지나간 시간들과 다가올 시간들이 뒤섞인다. 하지만 머릿속마저 뿌예지기 전에 다리의 무거움이, 폐의 신음이 나를 현재로 돌아오게 한다.
어쩌면 달리기에서 오는 모든 만족은 현실감 때문인지 모르겠다. 지구에 붙어 있는 두 다리. 하늘로 뛰어보지만 다시 달라붙는 내 발바닥. 이 지독한 현실감이 내게 이름 모를 만족을 조금씩 불어넣는 듯하다.
부디 내가 낙엽 지는 가을 지나, 눈 내리는 겨울을 견디고 벚꽃이 흩날리는 계절까지 달릴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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