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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Jan 04. 2024

@1004 <건성으로 일하는 사람은, 게으른 사람보다~

@1004

<건성으로 일하는 사람은, 게으른 사람보다 더 위험하다>     


1.

“김대리, 일을 그렇게 건성으로 처리하면 어떡해요.”

김대리가 지난 번에 생긴 민원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 않고 대충 끝낸 모양이다. 고객이 직접 찾아와 왜 아직도 해결이 안 되었느냐며 한바탕 소동을 피우고 가셨다. 그전부터 김대리 일 처리 방식은 문제가 많았는데, 오늘 제대로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2.

일하는 타입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 빈둥빈둥 게으름피우는 사람, 그리고 건성으로 일하는 사람이다. 어느 조직에나 배째라 식으로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고, 그들의 빈자리는 엑설런트 한 에이스들이 커버한다. 두 그룹이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맞추며 전체가 그럭저럭 굴러간다.    

 

항상 문제는 대충 일하는 그룹에서 터진다. 아예 시작을 안 했으면 실력자들이 야근해서 커버라도 할텐데, 여기저기 어설프게 손을 대고 나니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되어 버린다. 사건이 생겨도 정작 일 처리한 본인들은 멀뚱멀뚱 먼 산만 바라본다.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감도 못 잡는다.     


3.

건성으로 일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원인분석이나 수습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어디까지가 제대로이고, 어디부터가 문제인지 구분도 안된다. 결국 처음부터 싹 다시 하는 수밖에 없다. 그마저도 제로베이스가 아니다. 이미 벌어진 사건을 수습해야 하는 부담까지 있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다 아는 문제인데 실수로 틀렸어.”

이 부류의 사람들은 시험 본 뒤 항상 실수이야기를 한다. 확실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눈꺼풀에 살짝살짝 바르고 지나간 내용들이 많다. 완전히 생소한 내용은 아니고 어디서 본 듯하긴 한데 정답은 못 맞춘다. 채점한 뒤 답을 듣고 나면 그제야 ‘아~’ 하며 실수라고 우긴다. 성적 올리기가 무척 어려운 그룹이다.     


4.

팀 차원에서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업무분장을 할 때 큰 덩치로 나누지 말고, 자잘하게 쪼개면 좋다. 작은 단위로 나누어 수시로 완성도를 체크하면, 부실한 부분을 빨리 찾아낼 수 있고 어떻게든 대책을 세울 여지가 생긴다. 그 사람이 그런 방식으로 오랫동안 버틸 수 있었다는 말은, 그만큼 조직 차원의 관리가 소홀했다는 뜻이다.     


조기에 문제를 발견했다면 이제 가부간에 결정을 지어야 한다. 각성하고 분발하여 제 몫을 해내도록 다짐을 받든지, 아니면 조직에서 퇴출시킬 각오까지 해야 한다. 천성이 게으른 사람은 업무 속도가 느리기는 하지만, 하는 일만큼은 확실히 한다. 대충 그룹은 게으른 그룹보다도 못할 때가 많다.      


5.

리더십이 중요한 부분이다. 대충 하는 사람들은 주로 관리자와의 친분에 기대고 있다. 리더가 그런 실상을 눈감아주니, 계속 그런 행동을 반복하며 남들에게 피해를 준다. 이리저리 얽힌 관계라 리더로서 차마 쓴소리하기 힘들지 몰라도 이번에는 용기를 내야 한다.     


“김대리, 그 민원 건은 책임지고 김대리가 수습하세요. 수습할 방법은 제가 잡아드릴게요. 내일이 토요일이지만 고객님 댁으로 직접 찾아가 사과도 하시구요. 주말 동안 수습한 내용 보고서로 만들어서 월요일 아침에 브리핑도 하세요. 김대리가 잘못한 일인데, 다른 팀원들 총동원해서 수습하는 일은 이제 그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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