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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꽃지 Aug 16. 2023

가족의 세계

유전자, 그 이상으로 강력하게 공유되는 무의식 


남녀노소 그 어떤 구분도 없이, 인간의 모든 범주가 한 곳에 모여있는 집단은

'가족'이 유일하다.

그것도 사랑과 희생이라는 이유를 달고 말이다. 


https://www.knittingparadise.com/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었을까?

하나의 생명을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에 일렬로 펼쳐놓은 거 느낌이랄까...


가족이 그렇다. 

너와 내가 남인데 남이 아닌 듯 

너와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두터운 교집합을 끼고 

교묘하게 겹쳐져 있는 관계이다.



언젠가 아빠가 

가족끼리 흥건하게 취한 술자리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사는 데 아무런 미련이 없다. 
너희 안에 내가 있기 때문이다. 너희를 보면 내가 보인다.
그래서 세상에서 내가 없어져도 나는 괜찮다.


순간 정적,

오빤 가? 동생인가? 급하게 술을 따르며 

바로 술자리로 빽 했지만, 그 말씀은 종종 생각난다.





                    

https://blog.naver.com/tchu2015



「가족 」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까?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정의는 이렇다.


두 남녀가 만나 다음 세대를 창출(?)하는 과업을 실행하며,
그전 세대와의 결속력을 더욱 견고히 해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인간관계 집단

나는 솔직히 결혼도 했고, 출산도 했고, 일반적인 인생의 틀 안에서 삶을 굴려 왔기 때문에 

'양육의 행위가 없는 가족'은 '식구'이거나 '동지'이지 , 진정한 가족의 의미까지 도달하지는 못 한다고 본다.

가족의 결속력은 조건 없는 희생과 끝없는 헌신이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흐려지게 마련이고,

희생과 헌신은 '양육'의 행위가 빠진다면 보통의 관계에서는 크게 요구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한 인간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존재라는 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아이들에게 사랑과 안정을 제공하고 있지만,

나도 안다. 만만치 않게 상처 또한 주고 있다는 걸...


아이에게 심한 말을 던지며, 내가 어릴 때 부모님께 받았던 상처가 생각이 나

흠칫 놀랄 때가 있다. 

나에게 너무 감정적으로 야단을 쳤다고 꿍 해있었던 그 순간이,

'아, 그때 엄마가 정말 힘들었었구나.' 하며 

지금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는 나의 모습에서 당시 엄마가 처했던 상황이 보이게 된다.

내 상처가 아니라 엄마의 상처를 보며, 그때의 기억이 다시 정리된다.

나의 성장과정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나의 못난 점들이 괜찮아진다.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에서 처음 만난 외부세계이며,

부모에게 아이는 이제야 알게 된 자신의 내부세계이다.


그래서 가족은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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