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길 19, 호주

멜버른 1 - 기대

by 지구 소풍 이정희

어제 밤늦게 호주 멜버른에 도착했다.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내리니 예약한 호텔이 바로 보이는 도심의 호텔이다. 걱정했는데 전차교차점에 대형 마트가 있고 교통좋고 친절한 호텔의 안내까지 얼마나 다행인 줄 모른다.

멜버른 첫날ㅡ싱가포르에서 산 머라이언조각 컵에 커피를

긴 비행시간과 싱가포르 새벽 일정으로 많이 피곤했나 보다. 아침에 눈을 뜨니 오전 8시가 되었다.

호텔에서 장기숙박이라 공원과 도심이 보이는 17층 전망 좋은 방을 주었다.

도심의 빌딩들 사이로 어제 저녁에는 보이지 않던 울창한 숲을 바라보며 좋아서 소리를 질렀다.

싱가포르에서 산 컵에 호텔에서 준 드립커피를 내리고 좋아하는 도넛을 먹었다.


유튜브로 늘 듣던 CbS 음악방송' 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를 들었다. 차분한 피아니스트의 진행 목소리가 들리고 내가 좋아하는 첼로 연주가 시작된다.

호텔 앞 도심을 달리는 힘찬 트램 소리가 잔잔히 들리는 이국적인 풍경에 눈물이 나왔다.

'사진으로 보며 그리워했던 것들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편안하고 자유스러워서---'


시내버스같은 트램 무료구간 표시

오늘은 멜버른에서 시내를 열심히 걸으며 살피고 하루 종일 무료 트램을 원 없이 타볼 것이다.

멜버른 시가지는 트램이 주요 교통수단이고 시내 그린존은 무료이다. 호텔 앞에서 아무 생각 없이 트램을 타고 가다가 종점에서 관광객들을 따라 내렸다.

시내 방향 트램을 기다리다 트램 지도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시내를 벗어나는 유로 존과 트램 번호, 서울시내버스처럼 전광 안내가 됨을 알았다.

덕랜드

덕랜드라는 해변 관광단지였다. 대관람차와 아이맥스, 가상체험 놀이 기구, 쇼핑거리가 즐비했다. 호주가 휴가시즌 성수기에 세계적인 테니스 경기가 있어 사람들이 많았다.

물건들이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는데 디자인이 단순하고 중국산이 많았다. 가끔 호주 물건이 보이는데 가격이 비싸다. 그러니 이곳도 중국산이 범람하고 있는 것이다.

박물관 공원

큰 도시를 여행할 때마다 그곳에 있는 박물관 들르는 걸 좋아한다.

멜버른 박물관 가는 트램은 유료여서 무료 존에서 내려 한 정거장 걸었다. 넓은 국토에 공원의 나라답게 여기저기에 넓은 공원이 많이 보였다.

평일이라 공원에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무료한 듯 보이는 노인들과 관광객들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결혼야외사진을 찍는데 전 가족이 정장을 입고 즐기며 함께 한다. 주로 아랍이나 중국인들인데 가족행사처럼 축하하는 분위기이다. 번거로운 것 같기도 하지만 결혼의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 같아 부러웠다.

박물관 입구 안내판

공원을 한참 걸으니 멋스러운 건물의 멜버른 박물관이 있다. 입장료는 어른 15불( 약 13,000원 정도)인데 아고다에서 11,000 원에 할인하여 미리 구입했다.

멜버른 박물관은 일반 박물관이 아니라 호주의 자연사 박물관 같았다. 호주의 역사가 짧으니 근래 빅토리아 주에서 발굴된 공룡 화석들과 동식물 역사를 연도별로 굉장히 흥미롭게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공원

지구가 시작된 약 40억 년 전 즈음부터, 4D 입체 체험으로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며 공룡시대를 거쳐 현시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책에서만 읽고는 잊고 있었던 대멸종이라던가, 중생대 공룡의 진화 등을 다시 살펴보니 아이가 된 것처럼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많았다.


박물관을 입장하자마자 거대한 대왕 고래와 청색 고래뼈가 전시되어 모두들 호기심으로 집중하게 된다.

호주의 엄청난 광믈전시

호주에서 발굴되는 여러 광물들과 광물이 생기는 원리에 관한 전시가 잘 설명되어 있다. 번역 앱을 켜고 읽으려니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것이 많아 무척 흥미롭다.


호주 생태를 재현해 놓은 작은 실내의 숲, 호주의 원주민과 이민 변천사가 모형으로 잘 전시되어 한눈에 살펴보고 이해하기 쉽다. 박물관 다른 곳과 달리 유일하게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많은 곳이다.


호주 청색 고래는 가장 크고 가치 있는 고래이다. 한때 20만 마리에 달했지만, 오늘날에는 2,000마리 미만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보존의 의미를 더한다. 지구 환경 보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원시 숲 갤러리와 600년 된 나무

안쪽으로 들어가면 물소리와 시원한 냉기가 흐르는 호주 원시 숲 전시관으로 이어져 식물원에 온 듯, 제주 곶자왈을 걷는 것 같은 색다름이 느껴졌다.


역사가 짧은 호주 박물관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대륙에서 멀리 떨어진 호주만의 특이함과 원주민들, 동식물들, 광물 이야기로 아기자기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적 함께 왔으면 좋았을 걸 하며 많이 아쉬웠다.

세인트 패트릭 성당

트램을 탈까 망설이다 시내를 걸었는데 멜버른에서 가장 오래된 세인트패트릭 성당과 명품거리를 살펴보게 되었다. 얼마 전 많이 보았던 스페인의 순례길의 대성당들과 여러 가지 비교가 된다.

하긴 신대륙 발견이라는 미명으로 식민지 개척을 무지막지하게 감행하며 거두어들인 강탈물로 국가의 위력을 화려한 성당 건축으로 보여주려 했던 스페인과 어찌 비교를 할 수 있을까.


숙소가 시내 한복판이라 주변에 둘러볼 것이 많다. 뭐든 관심이 간다.

호텔 앞에 있는 호주 제일의 대형 마트에 들러 먹을거리를 많이 샀다.

과일과 고기, 빵이 한국보다 엄청 싸서 깜짝 놀랐다. 소고기 특등심 1kg에 8불(7244원)(한국에서는 호주산 3만 원 이상), 딸기 1팩에 3불(2700원)이다.


그리고 호주는 술은 마트에서 팔지 않고 술만 파는 가게가 따로 있어 신분증을 경비원이 확인한다.

호주에서는 호주 맥주를 먹어야 하는데 잘 몰라 결국 낯익고 싼 아사이 맥주를 또 샀다.

서울은 한 겨울 아주 춥다고 하는데 이곳은 한 여름이어서 덥다. 그런데 바람도 많고 습기가 없어 걷는 내내 상쾌하다.

시원한 호텔에 돌아와 찬물 샤워를 하고 방 안에서 소고기 등심을 구웠다. 물론 창문을 열고 쌈에 싸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었다. 오늘 아침의 기쁨처럼 저녁도 만찬이다.


해외여행을 이렇게 혼자 자유스럽게 다니니 여러 가지 장점이 많다. 패키지여행처럼 바쁘게 많이 관광하며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혼자 마음것 누릴 수 있어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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