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6 - 추억
멜버른이 참 좋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제일 큰 이유는 세계 최대 트램도시답게 트램노선이 아주 많고 시내 그린존은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온 도시에 알록달록한 트램이
"땡땡땡, 사그락 사그락, 끼익 끼익---"
얼른 타라고 나를 부르는 것 같아 신이 나서 뛰어가서 타고 싶을 정도이다.
트램 35번은 공용이라 시내 중심가를 시계 서클을 돌듯 순환하며 멜버른의 주요 명소를 무료로 운행한다. 마치 서울 지하철 2호선처럼.
일반 트램보다는 낡았지만 일반 트램과는 다르게 내부 인테리어도 나무로 되어 있어 앤티크 하고 특별하게 다가온다.
웬만한 유명 관광지는 모두 순환하기 때문에 교통비를 절약하기에 최고의 수단이다. 트램 안에 여행안내 요원이 동승해 미리 내릴 역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PTV어플 깔면 가까운 역 트램 시간표 볼 수 있다. 초록색 무료트램존안에서 타고 내리면 35번 아니라도 잘 이동할 수 있다. 다른 트램들은 이른 아침부터 심야까지 운행하지만 35번은 평일 오전 9시 30분에서 오후 5시 사이만 운행한다. 대략 12분 간격마다 출발한다고 공지하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트램도 공무원처럼?'
그리고 모든 정류장에서 다른 트램 노선과의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여 더 편리하다. 오디오 해설이 멜버른 박물관, 국회의사당, 주립 도서관 빅토리아, 도클랜즈, 페더레이션 스퀘어, SEA 라이프 멜버른 수족관, 프린세스 시어터를 포함하는 도시 랜드마크와 경로를 따라 주요 명소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니 친절한 편이다.
국회의사당과 공주 극장, 포럼 극장, 페더레이션 스퀘어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 이민 박물관, 멜버른 아쿠아리움, 마블 스타디움 앤 빅토리아 하버, 퀸 빅토리아 마켓,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 멜버른 중앙역 등을 서는데 주로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한 바퀴 도는데 대강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호텔 정류장을 놓쳐서 한 바퀴 반을 돌았다. 나처럼 계속 타고 있는 관광객들도 더러 있었는데 내부가 한산하고 도시 구경보다 타고 내리는 사람 구경이 더 재미있다.
'저 사람들은 어느 나라에서 왔을까?'
'아, 저렇게 호들갑스러운 것을 보니 00 나라일 거야. 역시---'
그리고 트램 디자인이 모두 다르고 한 칸부터 세 칸까지 다양하다. 증기기관차처럼 아주 오래된 빈티지한 트램도 있고, 우리나라 KTX 와는 비교가 안 되는 세련된 것도 더 많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 유일한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아주 어릴 적 서울 남대문(숭례문)에서 아버지와 전차를 탄 적이 있다. 전차가 땡땡땡하며 출발하려고 하여 아버지 손을 잡고 뛰다 철길에 발이 빠졌다.
아버지 손을 놓치고 주저앉아 큰소리로 울자 아버지는 나를 벌쩍 들어 어깨 위로 목말을 태워주셨다. 울음을 그치고 아버지 머리를 꽉 잡고 다음 전차를 기다리며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동생들이 많아 늘 아버지 제일 멀리 있던 내가 아버지와 제일 가까워져서 기분이 얼마나 좋았던지 지금도 외국에서 전차를 보면 늘 그 기억이 나곤 한다.
그래서 멜버른 시내에 오자마자 전차 같은 트램이 무수히 오고 가는 모습이 어릴 적으로 되돌아간 듯 정말 좋았다.
일주일 내내 멜버른의 거의 모든 트램을 타보았을 것이다. 새로운 노선이 오면 한두 정거장을 타고는 되돌아오곤 했다. 비슷한 듯 모두 다른 분위기이다. 물론 무료 구간을 오가니 어찌나 기분이 좋았던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심야 트램은 일반적으로 금요일 및 토요일 밤 12시부터 새벽 시간까지 운행된다. 이 시스템은 멜버른 시내 주요 지역과 인근 교외를 잇는 여러 노선을 포함하고 있으며, 주요 관광지와 엔터테인먼트 지구, 주거 지역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 혼자 이 작은 도시 일주일 내 마음대로!'
'공짜가 날개가 되다!'
거기다 멜버른은 도로에 자동차가 별로 없으니 신호도 짧고 모두 무단횡단은 당연한 듯 눈치껏 건너니 트램 갈아타기는 식은 죽 먹기이다.
' 멜버른시, 고마워요♡'
트램의 도시 멜버른, 이제 안녕!
서울은 전차가 1968년 11월까지 운행되었다가 없어졌다.
그러니 그때 내가 몇 살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