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중독을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이런 얘기를 하면 나이 들었다는게 확 느껴지지만 어릴 때만 해도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보편화 되진 않았었다. 초등학교 때 폴더폰이나 슬라이드 폰이 인기를 끌었고 오늘날처럼 인당 한개씩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핸드폰을 가진 초딩은 엄청 많지 않았다. 중학교 들어서야 햅틱이나 오2 등 스마트폰과 아이팟이라는 터치이어폰이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유투브 등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컨텐츠나 오락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스마트폰을 하루종일 붙잡고 있을만한 강한 유혹이 약했다.
그러나 요즘은 유투브부터 해서 수많은 매력적인 모바일게임들까지 우리 일상을 유혹하고 있는 컨텐츠들이 넘쳐 흐른다. 따라서 나의 보상심리의 역치와 방법이 이 스마트폰에 길들여져 버린다면 아마 1분마다 핸드폰을 보고 있는 나 자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재수 때까지는 폴더폰으로 연명하다가 스마트폰이 생기고 나니 쉬는날에는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스마트폰만 해도 하루가 없어지는 마법을 경험했다. 또 점점 길들여지다 보니 보상심리의 간격이 짧아져 할 일은 하는 중간중간에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곤 했다. 이렇게 점점 악순환이 반복되어 나는 내 보상심리체계를 다시 공부하던 시절로 돌려 놓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몇가지 방법들을 소개하겠다.
첫째, 스마트폰을 할 일을 할 때는 아예 꺼버리거나 멀리 둔다. 가장 원초적이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물론 연락 올 곳도 많고 할 것이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수업 듣는 것과 같이 30분 공부하고 5분 스마트폰 하는 식으로 습관을 들인다면 스마트폰을 계속 들여다 보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스마트폰에 길들여진 나의 보상심리 체계를 속일 만하면서 나의 업무에 지장이 없는 보상을 찾아봐라! 나같은 경우는 음악을 듣는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를 대충 설정해놓고 알고리즘에 몸을 맏긴다면 새로운 좋은 노래를 발견할 때마다 나의 보상심리가 충족됨을 느낄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해 오랫동안 집중해서 해야할 일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것도 나의 보상심리 역치와 방법에 맞는 방법을 찾은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는 별로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가볍게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내 보상심리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일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개인적으로 음악을 듣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셋째, 스마트폰을 봄으로써 얻을 수 잇는 자잘자잘한 만족을 훨씬 상회할 만한 보상을 뒤에 놔둬라. 우리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잠깐이지만 내가 한 일에 대해 보상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한 충동을 그렇다면 의식적으로 제어해야하는데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더 큰 보상을 할 일을 끝내면 얻을 수 있게 해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엄청나게 맛있는 음식을 끝내고 먹을 수 있게 준비를 해놓거나,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를 미리 예매해놓는 방법 등이 있다. 물론 이런 방법은 내가 할 일은 다 안하고도 보상을 얻어버리면 나의 보상심리체계가 더 큰 자극만을 원하는 방향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충동조차 제어 못한다면 성공적인 인생은 꿈꾸지 않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요즘 트렌드에 걸맞다고 생각하는 신선한 해결방안이다. 전 글에서 보상심리를 만족시키기 위한 보상이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보상을 찾아보라 했었던 것 기억나는가? 여태까지 스마트폰을 보는게 업무에 지장을 준다는 식으로 말을 해왔는데 만약 스마트폰을 자주 봐야하는게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삶을 산다면? 할 일 중간중간 딴짓으로 스마트폰으로 커뮤니티 이슈들을 보거나 유투브를 보거나 모바일게임을 하는 것이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삶을 만들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이러한 삶의 대표적인 사람들이 이슈 유투버들이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 들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커뮤니티를 눈팅하고 여러 이슈들을 누구보다 빠르게 받아들여 그것을 이용해 컨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즉 우리가 고치고 싶어하는 스마트폰 중독이 이들에게는 반대로 일인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역으로 스마트폰으로 눈팅을 하는 것이 일이 되다보니 중간중간 딴짓으로 운동을 하고 싶은 신기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아무튼. 이러한 요즘 떠오르는 크리에이터 직업을 가진다면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나 자신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물론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 당신이 크리에이터가 되보려 하면 얼마나 하루종일 컨텐츠를 짜는 것이 고통인지 알게 되겠지만 일단 부딪혀보고 생각해보자. 스마트폰 중독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채로 자괴감을 느끼며 살다가 실패한 인생이 되기에는 삶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모두 성공적인 보상심리 체계를 구축하여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30대가 된 나의 사족)
뒤돌아보면 본4 때 나의 스마트폰 중독이 절정에 달했었던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성인 ADHD에 근접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 번에 한가지 일(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음악 듣기, 주식 시장 확인, 블로그 조회수 확인, 카톡 등 연락, 유투브 보기를 시도때도 없이 번갈아가면서 하였는데 이 때의 산만한 멀티태스킹 경험이 오히려 전공의 1년차 생활 때 도움이 되기도 하였다. 1년차 때는 회진 준비, 다음 날 수술 준비, 교수님들 논문 자료 정리, 입원 환자들 관리, 응급실 환자 처리 등등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야 했기에 ADHD 환자 처럼 짧게짧게 이거 했다 저거 했다 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빛을 발했고 나름 주변 사람들에게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전공의 1년차와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결국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이 훨씬 좋고 나의 인생 발전을 위해서도 훨씬 좋다. 요즘 원씽 이라는 책을 읽으며 나만의 한가지가 무엇일지 고심 또 고심 중이다.
모두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