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러 생각

스승, 장일순

by 윤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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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다. 살아가면서 스승은 많다. 살아서 뵌 스승도 있고, 뵙지는 못했지만 글과 전해지는 이야기을 읽고 들으며 내심 스승으로 여기는 분이 있다. 처음 그린디자인을 공부할때 선생님께 추천받은 책이 <무위당 장일순의 노장이야기>이다. 어쩌면 그 책을 사상으로서 처음 접했기에 특정 사상가에 경도 되는 이념적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았던게 아닐까 싶다. 항상 열린 생각을 하셨던 장일순의 사상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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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 공동체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자율적 공동체'는 모순적 표현이다. '공동(共同)'은 '모두가 같아지자'는 의미인데 여기에 무슨 자율이 있겠나. 강요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공동'을 '공공(共公=모두가 공평함)'으로 바꾸어 생각한다. 자율적이려면 공공체가 맞다는 생각을 한다. 개인이 자율적으로 행동하되 모두가 공평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세상이 옳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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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주 출신이다. 장일순 선생님 그늘에서 성장했다. 그분이 평신도로 있던 성당유치원에 다녔고, 대성고등학교를 다니고, 한살림 급식을 먹고, 생협 매점을 들낙이고 커서는 밝은신협에서 공연했다. 돌이켜보니 고등학교 시절 신협에서 일하던 누나를 사모했다. 물론 당시에는 이런 사실들을 몰랐다. 그런 큰 스승의 그늘에서 성장했었다는 사실을. 30대가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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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30대에 와서야 생겼다는 말이다. 예전엔 고향을 떠나고만 싶었는데 요즘은 나이가 들어 고향에 돌아갈 날을 꿈꾼다. 내가 그곳에 돌아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상상하면서.... 그 날을 위해 오늘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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