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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키타카존 Sep 15. 2022

둘째 아이와 함께하는 육아 산책

어느덧 말벗으로 자란 아이

초등학생인 둘째는 학교 내부공사로 9월 중순까지 긴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덕분에 나의 늦은 저녁 산책코스에 따라나서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처음에는 아이가 원해서 함께한 산책이었는데 끊임없는 둘째의 재잘 거림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아빠! 아빠는 어렸을 때 공부 잘했었어? 할아버지가 그러시는데 아빠는 전교에서 몇 등 했었다고 하는데. 아빠는 공부 잘했는데 나도 잘하려나?”


딸: “아빠! 학원 선생님이 코가 마비 되었는데~”

나: “뭐? 코가 마비되었어?”

딸: “코로나로 냄새를 맡을 수 없어서”

나: “아. 그건 후각이 마비되었다고 하는 거야”

딸: “맞다. 입은 미각, 손은 촉각, 귀는 청각, 어 하나 더 있었는데”

나: “눈이 있었네. 시각.”


“아빠! 아침에 헬스 하려고 일찍 회사 가는 거야?”라고 하며 나의 하루 일과를 점검하기도 한다.


아빠! 같은  친구 중에 이름이 같은  OO  있는데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친구야. 나도 그렇게 아 봤으면 좋겠는데다른 삶의 의미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 친구는 키가 140인데 몸무게가 25 밖에 안돼.

먹으면 다 살로 가는데 그 친구는 다 키로 간데” 돌아서면 배가 고프다는 딸아이는 키가 더 크고 싶은 가 보다.


이런 저런 이야기로 같이 산책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대화의 소재도 다양하다. 재미있기도 하고 황당스럽기도 하다. 아이가 이렇게 커서 나와 대화를 한다는  신기하기도 하다.


나도 어렸을  엄마, 아빠에게 재잘거리는 아들이었을까? 다소 과묵한 성격이어서 어렸을 때도 그렇게 말이 많은 살가운 아들은 아니었던  같다. 요즘 나의 아버지이자 딸아이의 할아버지가 손녀를 찾는 일이 부쩍 많아지셨다.  보면 보고 싶다고 하신다. 나에게 재잘거렸듯이 할아버지에게도 역시 재잘거리는 딸아이가 마냥 좋으신가 보다. 아이스크림을 너무 많이 주셔서 걱정이지만  하루에 하나만 먹으라 아이에게만 당부한다. 사소한 걱정도 있지만 내가 못한 어린 시절의 재잘거림을 대신해주는 딸아이에게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다.


딸아이 방학도 이젠 거의 끝이라 함께 저녁 산책하는 시간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시간을 내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아이에게 나를 위한 좋은 선물을 주어서 고맙다고 안아주어야겠다.

“고마워! 이쁜 딸. 매일 좋은 선물을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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