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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서 Apr 07. 2024

계약직은 생애 처음이지만

오늘을 살아간다면 소중히

전혀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는 기대감, 무엇보다 오랜만에 사람들하고 협업하면서 일하는 재미가

얼마만인지 말이다.

캠퍼스의 불이 켜지기 전에 준비하고 일을 해야 하는 관리직 선생님들 일을 지원하기 위해서

다른 행정지원직과 달리 아침 일찍 출근을 해야 했다.

물론 누가 시킨 것은 아니다. 일관된 근무시간표와 현장에서의 현실근무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오히려 건강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다 보니 힘은 조금 들었지만 퇴근 후에는 배달 일을 저녁에 하기에도 좋았다.

다만 이른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새벽 1시까지 일을 계속하다 보니 몸이 단련이 되는 건지 만성피로로

가는 건지 알 수는 없었다.

다행히 사수로 만난 선생님이 참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지금 사수를 만나서 참 큰 힘이 되었다.

업무의 어려움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 느낀다. 그런 면에서 참 운이 좋았다.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함께 일하다 보니 힘든 일도 힘들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확실하다.

사수는 계약직 선생님들의 복지와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해서 정말 노력을 많이 하는 것을

같이 일하는 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결같음을 목격했다.


넓은 학교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른 시간부터 부지런히 청소하고 학교에서 구성원들 모두가

쾌적한 환경에서 학업과 연구,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들이 관리실 사람들일 것이다.

더군다나 많은 사연들을 가진 분들이 많아서 인생에 여러 부분들을 간접적으로 배우고

겸손하게 된다.

세상은 참 다양하는 것은 그 전에 일했던 분야에서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경험치를 거의

다 쌓고 오신 분들이 많은 관리실 선생님들에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아서 좋았다.

계속 앉아서만 일하는게 아니라 움직이고 하다보니 걷는 것도 제법 오래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출근하면 사무실 청소를 하고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어서 그때 공부를 한다.

다치기전보다 공부할 수 있는 여유있는 마음이 더 생겼다고 해야 할까?

전혀 다른 분야 관련된 공부를 시작하기도 했다.

한국에 와서 2년간 입퇴원을 반복하면서도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면서

사회복지사 2즙, 요양보호사, 버스, 화물, 택시운전자격증, 용접기능사, 소방안전관리사 2급,

산업안전기사와 여러 가지 민간 자격증을 학점은행제와 교육기관을 통해서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은 영어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그 동안 일한다고 미루왔던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잃어버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할 수 있는 삶을 배우다보니 참 인생은 재미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계약직이다보니 예전처럼 가족들을 부양할정도로 충분하지 못해서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도

기회가 있을때마다 찾아서 하고 있기는 하다.

다리에 장애가 있다보니 사실 괜찮은 일을 찾기가 어렵기는 하다.

계약직은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임금이 현저히 낮다보니 아무래도 힘든 부분이 있다.

그래도 일할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일단은 감사하다는 마음이 더 크다.

재활도 필요한 시기이기에 계약직으로 처음으로 일하는 이곳이 참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이 너무 좋다.

그리고 젊은 학생들을 보기만 해도 큰 에너지를 얻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단숨에 예전처럼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한걸음씩 다시 걸었던 것처럼 앞으로 나아가는 의지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

https://youtube.com/shorts/quYyZMGF2BM?si=AiGPKFuXMt3aH5sQ

건대에 사는 청설모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이 와도 여전히 살아가는 청설모 친구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매일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인생처럼

전과 다른 삶이라고 해서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여전히 우리는 살아내고 있으니 오늘을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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