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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서 Apr 28. 2024

건국일기 8

우리만의 역사가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영화와 드라마 등 주인공과 작품이 주목하지만 
엔딩 스크롤에 수없이 적힌 이름들의 준비를 잊어선 안된다


어릴 때부터 겨울이라고 생각하면 보통 11월이나 12월이 가장 추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1월~2월이 

더 추웠던 기억이 있다. 오랫동안 한국 겨울에 대해서 잊고 지냈는데 과연 추운 날씨의 계절이 여러 가지 

감정의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보통 이 시기에 학교들은 방학을 하고 그것은 대학교도 마찬가지인데 단축근무도 시행되고 참으로 괜찮은

직업군 아닌가 싶었는데 그건 일부 그런 측면이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논술시험이라든지 입학준비, 졸업 등등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더 바쁘게 돌아가는 이곳.

누구에게나 도전을 할 때 시험 보는 그 순간에 이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가끔은 그런 순간보다

결과에 더 집착하게 되는데 지금 내 삶에서 강제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이 시간이 또 다른 관점으로 보여준다.

어린 시절에는 호기심이 발동하면 거의 대부분 해본 기억이 있다. 

그런 것이 점점 자라면서 지식 혹은 경험에 의한 보정값이 심하게 작동되면서 사회성(?)이라는 것을

완성해 나아가다 보면 어른(?)이 된다고 하던데..

아직 사회화가 덜 되었던가 아니면 철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호기심이 생기면 그 일을 해보고

싶어지는 욕구가 발동되는 것 같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도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호기심들을 자극하고 있다. 

단순해 보이는 일에도 그것만의 노하우가 존재하고 알아야 하는 지식과 경험이 쌓여야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난 일들을 통해서 배우는 것들이 정말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뮤지컬, 연극에 관심이 없었는데 예전에 운 좋게 2년 동안 그 분야 관련 프로그램을 맡게 되어서 한국에서

공연한 모든 뮤지컬과 연극을 관람할 수 있었는데 새로운 영역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그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이 살아가면서 또 다른 영역에서 일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는 것 같다. 

맨 오브 라만차의 한 장면

여러 좋은 작품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맨 오브 라만차'를 2번 정도 봤는데 특히나 알돈자에게

둘네시아라는 이름으로 고백하는 돈키혼테의 장면을 좋아한다. 

둘시네아 노래 - 홍광호

알돈자는 술집에서 일하는 천민인데 돈키호테는 그녀를 세상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공주처럼 생각하고

둘시네아라고 고백하며 대우를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알돈자에서 스스로  둘시네아로 명칭 하면서 그의 삶을 변화하는 것을 외친다.

우리에게는 여러 가지 이름이 존재한다. 

사람은 하나이지만 불리는 이름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그것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존재하는데 

우리는 그중에서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메시지에 대해서 공감을 많이 한다. 

지금 내게 주어진 현실을 전에 비해서 초라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직업과 연봉, 하는 일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자신'의 가치도 그런 상황에 맞추라는 법은 없다. 

나는 나일뿐이다. 인생 100년이 될까말까한 사회적 위치가 정답은 아니다.

역사의 엄청난 업적을 이룬 위인들이 불멸의 시간을 산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고대 유적에서 누군지 

모를 기록에 출처가 누군지 거의 모르는 경우인 것처럼 무구한 시간의 흐름에서는 인간의 업적이라는 것은

그 차이가 큰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범한 삶을 살아낸 사람과 역사적 기록이 있는 사람의 삶의 차이가 인식의 시간에서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무구한 세월 앞에서는 헛되고 헛된 일이다. 

차라리 주어진 시간에서 평범할지라도 행복한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살아가는 것이 

휠씬 힘들고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이니 반박시 당신의 말이 맞다. 

방학이라는 것은 쉼이 될 수도 있지만 바쁘게 준비하는 시간일 수도 있는 것인데 이처럼 무엇인지를 

다른 이들에게 맡기지 말고 스스로 정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봄을 기다리는 캠퍼스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그 동안 묵혀 왔던 이름들을 버리거나 털어내어 쓰거나 

계속 유지해서 사용하게 된다. 

그 동안 밀린 대청소를 하고 새로운 물품들과 새로운 사람들과 떠나가는 사람들의 물품들이 오고 가고 

폐기되거나 신규로 입고 되거나 모든 아우성들이 혼란하지 않게 정리하고 관리하는 일이 우리 선생님들이

하는 일이고 그에 필요한 일들을 도와주는 것이다. 

청소라는 것은 해도 표가 잘 안나지만 청소를 안하면 표가 확실히 나타나는 작업이다보니 

매일 아침 당연하듯이 만나는 청결한 건물의 상태는 이른 아침 바쁘게 움직이는 미화관리직 선생님들의

수고로움이라는 것을 목격하면서 우리들의 위대한 일에는 분명 각자의 위치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의 덕분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영화 명량에서도 제 아무리 지휘를 잘하는 장군이 있더라도 노를 젓는 노꾼의 수고로움이 없다면

배를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모든 일에는 협력해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우리 선생님들은 보이지 않는 시간에 조용하면서도 성실히 움직인다.

눈이 내리면 바쁜 일상의 시작

https://www.youtube.com/watch?v=vXFh7xQowaE

늘 한결같이 캠퍼스를 지켜온 김반장

사람의 품격은 직업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사회 생활을 조금이라도 한 경험자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지성인들의 집합소라고 불리는 대학에서도 이 사실은 증명한다. 

주차금지 구역, 금연장소에서 이를 어기는 부류의 다수는 오히려 그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말을 해서 고쳐지지 않는 것은 지식이 많은 쪽인 경우를

종종 경험하고 있다. 

지식이 있다고 직위가 있다고 사람의 인성까지 좋다고 단언할 수 없는 노릇이다. 

어제도 보았고 오늘도 목격하는 현장에 서 있다. 

바쁘게 오늘을 보내고 있는데 그런 사소한 시비가 될 일 없는 것들이 오히려 방해가 심하다. 

주차금지 구역에 늘 주차하는 그 분에게 오늘도 전화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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