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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서 Aug 28. 2024

사랑에 묻고 사랑이 답하다 - 여섯

미디어 때문에 저런 만화를 그린 거야 / 나도 모르는 내 마음 그대로 

처음 보았을 때 아이의 발상에 흥미로웠다
혹시 본인을 투영한 것인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지뢰를 어떻게 알았지? 죽음을 쉽게 묘사하다니 충격이었다
바보가 죄는 아닌데 이게 무슨 전개일까? 고민되었다.

사랑이가 그린 그림을 처음 보고 웃으면서 보다가 내용을 살펴보고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지뢰를 밟고 죽다니"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 

온갖 잡스러운 지식들이 동원되고 있었다.

혼란스러움은 오랫동안 내 머릿속을 휘어잡고 곤욕스러운 시간들을 만들었다.

그냥 그린 건데. 왜?

심각하고 호들갑 떠는 나와는 달리 너무 단순하게 답하는 사랑이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한참을 망설였다. 

그런데 한참 지나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정확하게 모르면서 쓰는 말들도 존재하고 그래서 배우는 과정이라는 것도 그것이 부모 입장에서는

굉장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도 실제로 아이에게는 다르게 적용될 수 있기에 물론 

어느 정도 지도와 교정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호들갑 떨 일이 아니라는 거다. 

고작 8살 때 그린 그림에서 지뢰, 폭발, 바보 이런 키워드에만 집중하느라 하나하나 따지게 되는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직간접적으로 들었든 보았든 알 수 없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접한 경험에서 

그린 그림에 너무 거창하거나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고민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한참 뒤에 

깨달았다. 

시간이 흐르고 물어보니 사랑이는 태연하게

왜 저런 그림을 그렸는지 모르겠어. 아마 학교 다니기 시작하면서 스트레스?

그렇게 우리는 기억 못 하는 사건들도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그때 모두를 기억하지는 못해도

영향력은 남아 있으니깐. 

그때그때 소통하면서 피하지 말고 대면했어야 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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