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흔들리다
엄마는 병원으로 돌아간 뒤에도 여전히 힘들어하셨다.
처음에는 집에서 모셨던 여운 덕분인지 조금 나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다시 악화되었다.
코로나는 점점 더 심해졌다.
면회는 까다로워졌다. 10분 남짓 엄마를 만나기 위해서 나는 24시간 전에 백신 접종을 해야 했다.
그 말은 곧, 직장인으로서 이틀 연속 휴가를 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엄마는 답답하다고 매일 새벽 여섯 시부터 전화를 걸어왔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받지 않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부재중 전화가 스무 통 넘게 쌓여 있었다.
내가 받지 않자 결국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어머니가 우울증에 걸릴 수 있으니 전화를 받아주세요.”
하지만, 전화를 받을수록 내가 무너져내렸다.
엄마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나는 끝없는 죄책감에 빠졌고,
‘안 된다’고 말할 때마다 엄마는 화를 냈다.
화와 미안함, 그 무게가 내 안에서 서로 부딪치며 나를 갉아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또 경고가 왔다.
“어머니를 모시고 나가셔야겠습니다.”
나는 순간 패닉에 빠졌다.
대한민국의 요양병원을 다 뒤져야 하는 걸까.
엄마는 왜 나를 끝없이 흔드는 걸까.
나는 어디까지 이 상황을 버틸 수 있을까.
벼랑 끝에 선 사람처럼,
나는 아슬아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