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대화

by TK

샌디에고에서 돌아온 오후 3시였다.


아내는 이미 집에 와 있었다. RN인 그녀는 새벽 일찍 나가서 1시쯤 돌아왔다고 했다. 나는 어제 일 때문에 샌디에고로 가서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왔다. 특별할 것 없는 출장이었다. 그렇다고 매일 일어나는 일도 아니었지만.


밖에는 천둥이 울리고 소나기 같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는 정말 특이한 일이다. 마치 하늘이 갑자기 다른 곳의 하늘과 바뀐 것 같았다.


아이들은 각자 방에서 자신들만의 사무를 보고 있었다. 아내는 소파에 반쯤 누워 있는 것처럼 기대어 있었고, 나는 탁자에 발을 걸쳐 놓고 편히 앉아 있었다.


"자스민차 한 잔 할래?" 아내가 물었다. "아니, 괜찮아." 나는 그냥 그렇게 대답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내는 며칠 전에 나에게 했던 말처럼—정답이 아닌 해답을 찾으려 한다는 그런 멋진 말—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았다. 역시 그랬다.


"우리 삶은 여느 누구와 비교했을 때 그리 공통점이 많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없지도 않아." 아내가 말했다. "내가 왜 계속해서 우리 가족을 다른 이들의 삶과 비교하려 했는지 모르겠어. 우리 삶은 이렇게 우리만의 형식인데."


밖에서 천둥이 또 울렸다. 창문에 빗방울이 톡톡 부딪혔다.


"어제 TV에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딸아이의 가족 이야기를 봤어." 아내가 계속했다. "딸의 고통스러워함에 엄마는 발레라는 좀 특이한 취미를 찾아주었고, 그 아이는 발레를 하는 동안만은 너무나 아프지 않다고 하더라. 그런데 역시나 문제를 제기하는 건 주변 사람들이었어. 왜 장애아에게 발레를 시키느냐, 너무 비싸지 않으냐, 뭐 그런 것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한 문구가 지나갔다. 'Mind your own fxxx business!'


"나는 우리가 가진 것과 남이 가진 것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걸 알았어." 아내가 말했다. "그리고 그런 사실들이 얼마나 나를 힘들게 했는지 느꼈어."


비교라는 것은 아마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일 것이다. 비교했을 때 뭔가 평소와 다르다면 생명에 위험이 있다고 알아야 했던 과거가 있었다. 우리는 그냥 그들이 했던 것을 똑같이 할 뿐이다. 문제는 그 본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아내는 소파에서 조금 더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생각했어. 저 엄마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자기 딸이 아프지 않은 시간을 만들어주려고 했구나. 그게 발레든 뭐든 상관없이."


밖의 비가 조금 약해지고 있었다. 아직 천둥은 멀리서 웅웅 거리고 있었지만.


"우리도 그런 거 아닐까?" 아내가 말했다. "우리만의 형식이 있는 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필요 없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형식이 있다. 샌디에고에서 돌아온 오후에 자스민차를 거절하고, 소파와 탁자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우리만의 형식이다.


창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는 정말 특이한 일이지만,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그리고 그것도 괜찮았다.


-TK


이 글을 바탕으로 만든 두 곡이 있습니다.

〈우리만의 형식〉 – Spotify https://open.spotify.com/album/0o1wLJtLfuO3TXn1Qs5Lp4?si=CcTPFe5cQ-q8-Ok3f2S9wQ

〈Our Own Way〉 – Spotify https://open.spotify.com/album/3G8Rza8HUGd4ou6niu70TT?si=KMNQ3NEdTv-h3zL6ZEMAgA


다른 플랫폼에서도 들으실 수 있어요:
→ YouTube Music https://www.youtube.com/@TKHaruMusic

잠잠히 흐르는 대화처럼,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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