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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잎 Dec 06. 2018

나의 '물빠진' 고양이 탄생과정

고양이한테 물어봤다. "어떻게 태어났어?"


하나님이 내 고양이를 창조할 때 주황색 물감을 쓱쓱 발랐다. 좀 더 진한색으로 줄무늬도 넣었다. 


'색깔이 너무 진한 것 같은데.' 고양이를 물에 넣고 한번 빨았다. 색깔이 조금 빠져 연한 주황색이 됐다. '음 이정도 색깔이 딱이군.'


고양이를 탁탁 턴다. 고양이 몸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고양이를 보송보송하게 말려야겠어.' 고양이를 볕이 좋은 햇볕 아래 빨래 줄에 걸어놓았다.


고양이는 몇시간 동안 따뜻한 햇볕 아래 널어져 있었다. '음. 딱 좋아.' 하나님은 중얼중얼. 고양이의 털을 보송하게 해주려고 고양이에게 드라이기를 쏘아준다. 


고양이를 들여다보니 덩치가 좀 큰 것같아서 덩치를 조금 줄이기로 한다. 그래서 주황색 물이 좀 빠진 작은 아기 고양이가 생겨났다. 고.. 고양이가 말해줬다. (믿거나 말거나)

주황색 물이 빠진 아기 고양이.

고양이가 이렇게 정교하고 공을 들여서 탄생했는지는 모르겠다. 


근데 고양이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런생각이 든다. 고양이는 좀 주황색 물이 빠졌구나. 색깔이 되게 연하네.


그래서 '치즈냥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고양이는 차별점이 있어! 색깔이 매우 연하다구.' 혼자서 생각해본다. 


내 고양이는 '먼치킨 롱레그'. 먼치킨 잡종이란 뜻이다. 그래서 튼튼하다. 다리가 짧은 숏레그가 원래 순종이라고 한다. 


티비에서 배우 윤균상씨가 삼시세끼에서 먼치킨 숏레그를 델고 나와 인기를 끌었다. 내 고양이는 다리가 길다. 귀여운 맛은 좀 덜 해도 매우 우아하다. 


나이가 조금씩 먹으면서 물빠진 주황색이 색을 찾는 것 같기도하다. 물을 많이 빼서 창조됐으나 나이가 들면서 본래 색깔을 찾는 것일까. 


그래도 여전히 연한 주황색의 고양이다.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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