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사람, 사랑| [4] 아이의 바람

ISTJ (논리주의자)

by 짜근별

큰 아이와 둘째 아이의 나이차가 9살이나 된다. 첫째를 기를 때는 그런걸 잘 못 느꼈는데, 둘째를 기를 때는 아이가 생각하는 것에 가끔씩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남자아이인데 감수성이 유별나다.


사정이 있어서 몇달간 첫째 아이와 다른 곳에서 살아야 하는 일이 생겼다. 자주 보지 못하는 8살인 둘째 아이가 그림그리는 자기 수첩에 시처럼 이 글을 적어놨는데 한참을 보고서 먹먹함이 몰려왔다.

나는 그립다...


나는 아무것도 그립지 않다.

하지만 아빠가 떨어져 있으면,

나는 하나만 그립다.

나는 아빠가 그립다.




곧 9살 생일이 돌아오는 아이가 생일 선물 리스트를 가족들이 다 보는 화이트 보드에 적어놨다. 바라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인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적어 놨을까? 아이가 철이 너무 일찍 들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울 때도 있다.

생일 선물 희망 리스트

없음. 모든 내 선물들은 결국 쓸모 없어진다.


아이의 글을 보고 처제가 한마디 거든다.


"현금으로 주면 괜찮을텐데...ㅎㅎ"




이런 둘째가 지금 빠져있는게 하나 있는데 MBTI.

MBTI.jpg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가르치려고 노력했는데도 배우는 것을 싫어하더니 8살이 되니 그 작은 고사리 손으로 한글을 또박또박 써나간다. 부모가 채워주지 못해 다니는 주말 한글학교가 어떻게든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해외에 사는 모든 부모들은 BTS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듣보잡이었던 한글이 '힙'한 언어가 된데는 다 그들의 공이 8할 이상이다.


전혀 관심도 없었던 나에게


"아빠, 아빠, 이거 해봐"


라며 MBTI 홈페이지(https://www.16personalities.com/free-personality-test)를 열고 눈을 반짝이며 재촉한다. '응, 알았어' 하며 건성으로 대답하고 귀찮음 반, 호기심 반으로 질문들에 하나하나 대답해가다 보니 결과가 나온다.


'ISTJ (Logistician 논리주의자)'


Danzel Washington (가장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다)

Natalie Portman

George Washington

Herminone Granger (해리포터 여 주인공)

Jason Bourne (영화 '제이슨 본' 시리즈 주인공)


이랑 같은 유형이란다.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혈액형으로 성격을 규정하는 것을 극혐했는데,

MBTI 테스트는 비교적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집 식구들 MBTI는 둘째에게 물어보면 자동 반사적으로 나온다.

도대체 왜, 그리고 MBTI의 무엇이 그 녀석의 관심을 끌었을까?


(계속)


*이 글을 읽기 전에 첫번째 '프롤로그'를 읽으세요.


[이별後愛] - 눈부시도록 찬란했던 하지만 처절하게 가슴시렸던 첫사랑과의 만남과 이별

[응답하라2002] - 간절했던 꿈을 향한 유학도전기와 X세대 친구들의 20대시절 고민과 만나는 추억 여행

[삶, 사람, 사랑] 유학, 이민 생활 동안 떠오르던 단상과 고민들 그 일상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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