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무서웠던 거북이
청량한 하늘, 포실포실한 뭉게구름, 투명한 물.
지구 반대편 뉴질랜드 북섬 어느 바다, 기분도 날씨도 좋은 어느 날.
평화를 깨는 허우적대는 첨벙거림.
초등학교 4학년쯤, 나는 매 주말을 시에서 운영하는 체육센터 수영장에서 보냈다.
수영을 배운 적은 없고, 친구들과 물놀이하는 놀이터였다.
내 헤엄은 흔히 말하는 야매였다.
본능에 따라 허우적거리면서 조금 가다가 숨이 가빠지면 서다를 반복했다.
스무 살, 뉴질랜드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어느 바다에 놀러 간 날이었다.
(왜 뉴질랜드에 있었는지는 여기에!)
가다가 숨이 차면 멈춰야만 했던 물놀이 수준의 헤엄이었기에
그날도 나는 멈췄고, 예상치 못하게 발이 닿지 않았다.
분명 얕은 곳에서 수영하고 있었다.
이미 호흡이 부족한 상태에서 발이 닿지 않음을 인지하자 심장이 울렁였고, 내 몸이 가라앉는 것이 그대로 느껴졌다.
발버둥 칠수록 점점 물속으로 빨려가는 것 같았다.
물과 많이 친해진 지금은 힘을 줄수록 가라앉고, 긴장할수록 숨이 가빠진다는 것을 알지만 그때는 두려웠다.
"살려줘!!!"
멀리 일행들이 보였다.
그들이 나를 발견하기까지 사실상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수 십 분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 후로 15년도 더 흘렀다.
물이 무서웠던 몸치 거북이는 여기저기서 접영을 갈기며(!) 수영장 투어를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