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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가 김서령 Jan 03. 2022

[우주는 일곱 살] ep.92_츤데레 우주



우주와 둘이 식탁에서 밥을 먹을 땐 마주보고 앉지 않고 나란히 앉는다. 우주 앞에 반찬 접시를 늘어놓고 식사를 하는데, 우주가 제 쪽에 놓인 접시를 들어 나와 저 사이에 둔다. 나는 생선을 발라줘야 하기 때문에 그 접시가 거슬려 다시 멀찍이, 우주 쪽으로 옮겼다. 그러니 우주가 내게 묻는다.    

 

"손 닿아?"     


그러니까 이게, 우주가 접시를 끌어온 건, 내가 반찬을 먹기 불편할까 봐, 엄마 손이 접시에 안 닿을까 봐, 나를 배려해준 것이었다! 나는 또 호들갑이 발동하고 말았다.     


"엄마 손 안 닿을까 봐? 그래서 옮겨준 거야, 니가? 엄마 걱정됐어? 그랬던 거야? 엄마 지금 감동 받았어. 넘나 행복해!"     


우주는 그렇게 떠드는 나를 쳐다보다 말고 밥을 먹는다.     


"손 닿으면 됐고."     


츤데레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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