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에 대한 단상

"감기 조심하세요!"

by 윤작가

1. 아프기 전


-사람들이 아프다고 해도 무덤덤하다. 절실히 와닿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의 아픔에 진심어리고 정성된 답변을 하지 못한다. 그 심정을 구체적으로 상상하지 않으니까.

-정신없이 살아간다. 앞만 보고.

-건강한 날이 계속될 줄 안다.

-욕심과 욕망이 왔다갔다 한다.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 초조로 마음을 괴롭힌다.


2. 아프니까


- 감기 몸살로 몸은 무겁고, 코는 헐고, 머리는 지끈거리고 매사에 짜증이 난다.

-일하기가 힘들고 삶이 귀찮고 죽음에 대해서도 살짝 생각이 오간다.

-그러다가 조금씩 생각을 한다.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밀려드는 생각에 미칠 것 같다.

-몸의 변화를 시시각각 느낀다. 목이 따끔하다 코로 이동,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동.

온 몸에서 열이 나 추운 줄도 모른다. 조금만 걸어도 식은 땀이 난다.

-주변 사람들에게 아프다는 것을 알게모르게 말하게 된다. 관심도 필요하다.

-그래도 살아야 하니 밥을 먹고 평소보다 많이 누워있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인간의 한계와 인간이란 족속의 외로움과 그리움, 일상에 대한 소중함이 조금씩 깨어난다.

-머리를 감으면서 감사하게 되고 밥을 넘기면서 다행이다 싶고 그렇게 살살 살아난다.

-살아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걱정도 살짝 생겨난다.

-엄마한테 더 잘해야지 싶고 기도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감사가 새록새록 생긴다.


3. 아프고 나서


-아직 몸살감기는 다 낫지 않았다.

-다 낫고 나면 지금과 다른 생각을 할 것이고 의욕이 생길 것이다.

-원고를 수정해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하고 원고를 수정해야 하고...

-돈을 벌러 수업을 해야 하고. 지금도 그렇지만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겠지.

-오늘 어머니께 사랑고백을 해야겠다.

-내일 아침 어머니께 따뜻한 커피를 내려드려야겠다.

-그렇게 안 되던 기도의 중요성을 알고 저절로 무릎 꿇게 된다.

-그동안 내게 관심을 표했던 모든 이들이 더욱 소중해진다.

-누가 아프다고 하면 예사로 들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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