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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 Apr 10. 2021

#24 2021년 학교 생활 시작Term1(1)

 올해 첫 방학이 시작되는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며칠째 계속되는 비에 호주는 물난리를 겪었다. 60여 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라는데 정말 많이 쏟아질 때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일 뿐 아니라 그냥 양동이째 쏟아붓는 듯했다. 바람 또한 많이 불어 우산은 써도 소용이 없고 사람들은 뒤집어져 망가진 우산을 들고 다니곤 한다. 우리 집은 바닷가 근처이긴 하지만 지대가 높아 홍수가 날 정도는 아니지만 곳곳에 배수가 안되고 물이 깊이 고여 있는 곳들이 많이 있다. 현재 홍수로 200여 곳의 학교가 휴교했다는데 우리 동네는 휴교까지는 아니다 보니 폭풍우 속에 등하교가 너무 힘겨운 며칠이었다. 작년 여름에는 가뭄과 산불로 힘들었는데 올해는 홍수가 나니 날씨가 너무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가서 새로운 환경과 선생님에 적응하느라 바쁜 한 텀을 보내고 첫 방학을 맞이하였다. 이제 10주간 학교생활을 하고 2주 동안 방학을 보내는 학사일정에 적응되었다. 익숙해지고 나니 나름 장점도 많다. 아이들의 방학에 맞춰 어른들도 휴가를 챙겨 쉬고 아이들은 일상이 늘어지는 듯할 때 바로 다시 학교에 가게 되어 좋다.



* Swimming Carnival

 호주의 뜨거운 여름이 끝나는 Term1의 가장 큰 학교 행사 중에 하나는 수영 카니발이다. 여름방학 동안 큰 발전은 없었지만 수영 강습을 계속 받고 있는 중인 우리 작은아이도 올해 처음으로 수영 카니발에 참석하였다.(수영 카니발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학교에 제출하는 참석 동의서에 깊은 물에서는 수영을 못한다고 작성하여 보냈더니 물에는 발도 못 담그고 하루 종일 관중석에 앉아서 있느라 너무 따분하고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깊은 물에서는 못하는 것이 사실인걸 어떻게 하겠는가. 큰 아이는 접영 한 종목을 신청하여 경기에 참가했는데 자신의 경기 외의 시간은 계속 기다리고 앉아 있어야 하다 보니 하루가 길었다는 동생과 같은 소감이었다. 이런 이유로 작은 아이의 반 친구들 중에는 카니발날 결석을 한 아이들도 있다. 그래도 학교생활에 적극 참여하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내년에는 작은 아이가 키도 자라고 수영도 좀 더 배워서 경기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Des Renford Leisure Centre에서 열린 Swimming Carnival

* Year3 Swimming Scheme

 작은 아이는 3월 첫 일주일 동안 생존 수영 수업을 이수하였다. NSW주에서 2학년들에게 지원해 주는 수업으로 작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진행하지 못하였기에 올해 2학년과 3학년이 같이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시티에 있는 이안소프 수영장에 가서 수업을 받는데 오고 가는 시간을 제외하면 수업시간은 약 30분 정도도 안될 것 같았다. 큰아이도 한국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생존수영 수업을 받아보았기에 막연히 수영실력에 크게 도움이 되겠나 싶었고 친구들과 즐겁게 하루를 보내겠구나 생각했다. 수업을 받고 온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첫날은 한 명씩 수영 테스트를 해서 그룹을 나누느라 시간이 다갔고 다음 날부터는 정말 물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한다. 예를 들면 배를 타고 가다가 배가 잘못되어 비상탈출을 할 때 어떻게 배에서 물로 뛰어내리는지 연습을 했다고도 하고 물에 빠져 구조 요청하는 역할도 해보고 마지막 날에는 수영복이 아닌 일상복을 입고 물에 빠져 살아 나오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영스킬과는 상관없는 정말 진짜 생존수영을 배워온 것 같아 아이의 안전의식을 높여주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 Year3 Meet the Teacher evening

 작은 아이의 초등학교는 학년을 시작할 때 선생님들이 교실에 학부모들을 초대하여 1년 동안 어떤 커리큘럼으로 학습할지 안내해주는 시간을 갖는다. 올해도 역시 Zoom을 통해 화상으로 진행되었다. 과목별로 선생님들이 학습 안내를 하고 3학년들이 올해 치러야 할 NAPLAN 테스트에 대한 당부 이야기가 있었다. NAPLAN 테스트는 우리나라의 진단평가 같은 시험 같은데 3학년, 5학년, 7학년, 9학년 때 보게 된다. 시험 결과는 호주 평균, 해당 학교의 평균, 그리고 학생의 점수가 나오기에 영어 환경에 아직 적응을 못한 우리 작은 아이의 성적이 매우 걱정스럽긴 하다. 하지만 NAPLAN 테스트 안내서에는 이 테스트는 단지 학생들의 호주 교육방향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함이지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므로 이 테스트를 위해서 과도하게 공부를 시키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학교 선생님들도 학교에서 이미 아이들은 공부를 하고 있으니 가정에서 아이를 푸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데 정말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이다. 이번 Term1에는 NAPLAN 연습 테스트를 하고 실제 NAPLAN은 Term2에 시행되는데 정말로 편하게 있어도 되는것인지 사실 하는것도 없긴 하지만 조금은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그래서 작은아이와 시간내서 영어책이라도 읽어보자 매일매일 결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 스포츠데이의 새 종목 태권도

 작은 아이의 초등학교는 매주 금요일이 스포츠 데이이다. 각자 신청한 스포츠대로 공원 등으로 이동하여 다른 학교와 경기를 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따로 스포츠를 배우기도 한다. 물론 비용은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 공립학교인데도 수시로 이런저런 활동을 할 때마다 모두 비용을 납부해야 하는 것이 정말 한국학교와 비교된다. 현장학습비용, 교과서 및 컴퓨터 교육프로그램 비용은 물론 점심은 도시락을 주로 싸가지만 가끔 주문할 때도 있기에 점심비용, 학년이 끝날 때 선생님과 학교 스텝들에게 드릴 선물비용, 겨울에는 난방비용, 각종 기부금 요청까지. 한국학교가 그립다. 잠시 다른 얘기로 빠졌는데 우리 작은 아이는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몸을 부딪히며 해야 하는 운동을 싫어하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선택할 스포츠가 줄어들어 많이 아쉬운데 이번 텀에 태권도가 있기에 아이를 설득하여 신청해보았다. 외부에서 온 태권도 강사는 한국분은 아니었는데 한국인인 우리 아이에게 자기가 “하나, 둘”하고 외치는 한국 발음이 어떠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다음 텀에는 태권도 수업이 없는데 아이는 그냥 학교 선생님과 학교에서 하는 스포츠를 하겠다고 하니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든다.      



 Term1이 끝나가는 지금은 COVID-19의 제한 조치가 완화되어 학교에 학부모가 출입하는 것이 다시 가능해졌다. 물론 특별한 사항이 아니고는 가능한 아이들의 교실에는 접근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동안 학교 담장 밖에서 아이들을 픽업하는 것이 학교 내부가 덜 복잡하여 자신의 아이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 부모들이 많은지 굳이 학교 안으로 들어가서 아이를 등하교시키는 부모는 거의 안 보인다. 현재의 팬데믹 시대에 10명 안팎의 지역 감염자가 발생하면 바로 락다운 시작하는 꽉 닫힌 호주 생활의 가장 큰 이점은 역시 안심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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