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포차 거리가 생긴다면?
※본 포스팅은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커먼052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전 편은 다음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 우리 동네 로컬 맥주 축제 Part 1 : https://brunch.co.kr/@tkdgns1129/33
□ 우리 동네 로컬 맥주 축제 Part 2 : https://brunch.co.kr/@tkdgns1129/35
앞선 포스팅에서 울산의 내세울 만한 대표 로컬 콘텐츠로 '술'을 제시했습니다. 술을 생산하는 브랜드가 많은 만큼, 술을 활용한 여러 로컬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이에 대한 예시가 앞서 보여드렸던 '성남비어나잇'이나 '진장 살얼음 맥주축제'와 같은 축제의 형태입니다. 특히 단발성 축제에서 그치지 않고 술을 즐길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한다면 자연스레 지속성 또한 생기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당장 '성남비어나잇'만 하더라도 원도심 호프거리 부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니까요.
전라남도 여수에는 '여수 낭만포차거리'가 조성돼 있습니다.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 노래가 흥행하면서 여수밤바다가 여수 10경에 선정됐죠. 바다를 끼고 도는 해안선과 여수 도심 야경은 낭만과 황홀함을 가져다 준다고 설명하는데요. 이에 영향을 받아 여행객이나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포차 거리까지 조성됐습니다. 노래 한 곡이 거리 조성에까지 영향을 준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울산에서 바다의 낭만과 운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은 크게 울주 남부권과 동구·북구 끝자락이 있을 텐데요. 이곳들은 여수의 밤바다와는 궤를 달리합니다. 울산의 바다와 인접한 지역은 대부분 해수욕장을 위시한 휴가지의 느낌이 크기 때문이죠. 물놀이를 즐기거나 텐트를 치는 등 물 속에 들어가거나 발을 담그는 정도의 목적성을 띕니다. 울산에서는 그나마 장생포가 느낌이 비슷할 것 같은데요. 장생포 또한 포차 거리를 조성하기에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죠.
이에 바다보다는 강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울산도서관에서 시작해 강을 끼고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요. 강을 사이에 두고 양 쪽으로 각각 산책로와 공터가 마련돼 있습니다. 공터는 포차에 필요한 텐트나 테이블, 의자가 들어오기에도 그리 비좁단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남구 무거천에서는 일찍이 강변로를 활용한 축제가 개최된 바 있는데요. 산책로 일부에 부스를 설치하거나, 강 한가운데에 조형물을 설치해 공간을 확보하는 식으로 자리를 넓혔죠. 조형물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강변 양쪽을 잇는 교각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공연을 위한 스테이지로도 활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여천천 강변에는 스테이지로 활용하기 적절한 터도 마련돼 있었죠.
여천천을 탐색하면서 가장 면밀히 본 부분은 '포차를 둘 공간의 확보'와 '안전'입니다. 시민들이 걷는 길 중간중간에 부스가 들어갈 만한 넓이의 공간 탐색과, 음주로 인한 안전 사고의 대비입니다. 별다른 울타리 없이 강가 바로 옆에 부스를 마련하기도 하고, 강변로에는 도보나 자전거로 왕래하는 시민이 많이 때문이죠. 적절한 공간을 선정하고, 울타리나 안전바 설치로 공간의 경계를 명확히 나누는 행위가 필요할 듯합니다. 서울에서도 인도 한가운데에 포차가 즐비한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어, 서울의 포차 거리를 울산에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의 보완을 염두에 두는 것도 방법으로 보이네요.
접근성과 관련해서는 강변 따라 주민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도 많으며, 가까이 울산도서관이 있어 주차 및 방문객 유입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은 카카오바이크나 전동 킥보드가 상용화돼 있으니, 곳곳에 마련된 자전거 주차장을 활용하는 것도 거리로 오는 방법입니다. 단, 자전거 또한 음주 운전의 기준이 되니 귀가할 때는 도보나 대중 교통을 이용해야겠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울산에 포차거리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여럿 있다고 봅니다. 앞서 언급한 안전 관리 문제도 그렇고, 포차 거리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대한 민원의 대처도 필요할 것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울산의 로컬 문화인 술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중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거리 조성의 깊은 고찰로 포차 거리가 현실화돼 울산에 새로운 문화가 등장하길 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