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2 리뷰
동전이 공중으로 던져진다. 한 면은 용기로 반짝이고, 다른 한 면은 혼돈을 품고 있다. 배트맨과 투페이스는 마치 이 동전의 양면이다. 그들은 같은 상처를 가졌지만,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그들이 어떤 길을 걷게 되었는지는 단순히 고난의 크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들은 각각의 고통을 어떻게 해석할지 스스로 선택했고, 그 선택을 지지하거나 뒤틀었던 주변 사람들의 영향 또한 그들의 운명을 크게 좌우했다. 배트맨은 알프레드라는 지지자에 의해 용기를 얻었고, 투페이스는 조커라는 방해자에 의해 혼돈에 빠졌다. 하지만 이들이 걸어간 길은 궁극적으로 자신이 선택한 결과였다.
브루스 웨인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는 상실을 경험했다. 어두운 골목에서 울린 총성은 그의 내면에 깊은 상처를 남겼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자신처럼 사랑하는 이를 잃는 사람이 더는 없도록, 그는 어둠 속의 기사가 되기로 한다. 그의 결심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곁에 알프레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알프레드는 단순히 브루스의 고통을 위로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브루스가 자신의 상처를 직시하고, 그것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었다. 어린 브루스가 자신을 잃지 않도록 끊임없이 붙잡아 주었다. 결국 브루스는 자신의 상처를 에너지 삼아 도시에 용기를 전하는 배트맨이 된다. 브루스 자신이 끊임없이 어둠 속에도, 고통 속에서도 빛을 찾으려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알프레드는 길을 열어주었고, 그 길을 걷기로 한 것은 브루스 였다.
반면, 하비 덴트는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싸우던 검사였다. 그는 누구보다 세상의 부조리를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바로잡으려 했다. 그러나 끔찍한 사고와 오해는 그의 얼굴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뒤흔들었다. 조커는 하비 덴트의 균열 속으로 침투했다. 조커는 하비 덴트의 신념을 뒤틀어 자신과 같은 혼돈으로 끌어들인다. 세상은 본질적으로 불공평하며, 복수와 혼돈만이 진정한 정의라는 왜곡된 믿음을 심어준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절망 속에서 하비는 스스로 복수를 정당화하며 혼돈에 빠져들었다.
브루스 웨인과 하비 덴트는 모두 깊은 상처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다른 선택으로 나아갔다. 브루스는 자신의 고통을 직시하며, 알프레드의 도움을 받아 그것을 용기로 바꾸었다. 반면, 하비 덴트는 혼자가 되어, 자신의 고통을 왜곡하는 복수귀가 되었다.
배트맨(브루스 웨인)과 투페이스(하비 덴트)는 단순히 영웅과 악당의 대립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고난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리고 그 선택에 주변의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묻는다.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은 때로는 우리의 용기가 되기도, 혼돈을 속삭이기도 한다. 동전은 미세한 힘으로도 앞 뒷면이 바뀐다. 그러나 한 면은 선택의 책임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다른 한 면은 책임을 부정하는 혼돈을 품는다. 나는 지금 어떤 면을 선택하고 있는가? 우리의 선택은 배트맨, 투페이스 중 만들어내고 누구를 만들어 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