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우리는 이 단어를 모든 구속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과 동일시한다. 그러나 아무런 경계도, 정해진 길도 없는 백지상태의 자유는 때로 우리를 가장 깊은 무력감에 빠뜨린다. 자유롭지 못할 자유가 있는가. 나는 그 질문 앞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체계화되지 못한 자유는 분명 괴로움에 가깝다.
나의 머릿속이 종종 그러하다. 생각은 꼬리를 물고 사방으로 흩어지고, 하나의 문장을 끝맺지 못한 채 새로운 상상으로 튀어오른다. 이것은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이름의 자유다. 그러나 그 안에서 길을 잃고, 어떤 생각 하나도 온전히 붙잡지 못한 채 에너지 소모적인 표류를 계속한다. 이 혼돈 속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방향 없는 가능성에 속박되어 있을 뿐이다.
진정한 자유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음'이 아니라, '무엇을 할지 선택하는 힘'에서 비롯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무한한 단어의 조합 속에서 하나의 문장을 선택해 완성하는 행위다. 하나의 문장을 위해 다른 모든 가능성을 기꺼이 버리는 결단, 그것이 바로 자유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질서를 부여함으로써 비로소 자유는 모습을 갖춘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의도적인 구속을 선물한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더라도, 하루에 단 하나의 문장을 끝맺겠다는 소박한 규칙을 세운다. 이 작은 체계가 나를 괴로운 자유로부터 구원한다. 가장 자유롭기 위해, 나는 기꺼이 자유의 일부를 반납한다. 이 역설이야말로 내가 붙잡고 살아가야 할 삶의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