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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규민 May 16. 2021

걸으면 생각나는 것들

물 흐르듯 천천히

지난달 야간 걷기를 했다. 하늘은 흐리고  걷기 좋 계절이었다. 바쁘게 지나온 시간들을 정리할 좋은 기회였다. 18km

걸을 예정이었다. 중간고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그럼 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걷기에 합류했다. 오롯이 걷기만을 위한 시간을 내보기는 처음이고 야간 걷기는 더구나 처음이 다. 조금씩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럴 나이가 된 건가? 아마도 그럴 때가 된 거지...

돌이켜 보면 숨이 턱에 차게 달려온 기억뿐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아픈 추억이지만 아름다운 고난이었다.

단단하고 옹골찬 나로 살아갈 수 있어 다행한 일이다. 가끔은 허당 덩어리로 발등이 찍혀 아파 쓰러지기도 했다. 사람을 믿을 땐 앞뒤 안 보고 달린다. 그렇게 사는 게 옳은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생각 못했다는 것을 알아가는 중이다.

공부에 매달리는 것도 봉사하며 지나온 시간들도 내속의 나를 채찍질하고 있었다. 그렇게 해야 살아낼 수 있었다. 그저 무심히 지나온 내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왔다. 한동안 얽히고설켜서 풀지 못할 실타래 같았는데 실끝을 찾았다. 조심히 풀어가야 할 실뭉치다. 걷다 보면 생각하게 되고 생각이 깊어져 좋다. 느린 학습자의 바람이 하나씩 이뤄지고 있다. 온통 감사할 일뿐이다.

비가 온다... 이 또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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