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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산결 Mar 17. 2019

[Intro] 꾸준한 글쓰기를 다짐하며...

- 언젠가 돌이켜볼 수 있는 기록을 남기자

    브런치에 첫 번째 글을 적은 지도 벌써 한 분기하고도 보름이 지났다.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마지막 글을 작성한 기억도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꾸준하게 글을 적겠다는 다짐은 온데간데없이 바쁘지만 나태한 일상을 거듭하며 그 다짐을 잠시 잊고 있었다. 사실 여러 가지 핑곗거리가 있었다. 올해로 10살이 된, 이제는 인터넷 서핑도 버거운 내 노트북, 연초 새롭게 부여된 직무, 세일 대란에 얼떨결에 장만하게 된 플레이스테이션 4, 그리고 휴식시간을 오롯이 새로 접한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나 자신(게임과 그다지 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평일 저녁은 더 심각하다. 불규칙적인 퇴근시간에, 그나마 일찍 퇴근하는 날은 테니스를 다니고 최근에는 바리스타 자격증반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엉뚱한 생각을 하고 쓸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최근의 나에게는 멍 때리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조금이라도 품고 있었다. 새로운 노트북을 장만했고, 약속이 없는 날에는 책을 읽어가며 나의 머리로 간헐적으로나마 생각의 먹이를 공급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나에게 큰 자극이 되었던 경험을 최근 하게 되었다. 좋은 기회로 노홍철 씨(이하 홍철이 형님)의 집에 초대받는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나에게 부족한 것들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나와 홍철이 형님을 포함하여 총 15명의 사람이 모여 자신의 인생 책과 인생 그 자체에 얘기를 가지는 자리였다. 평범하디 평범한 내가 어떻게 초대받게 되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자신의 삶과 일을 소중히 여기고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만 모여있었다. 어떠한 계기로 수어(수화)로 그림을 그리고 생각을 표현하게 된 개성 있는 수화 아티스트, 1년은 일하고 1년은 세계여행을 다니는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 맛있는 것을 좋아하여 파티시에가 되어 일본 전역의 디저트를 맛보고 온 사람, 어떠한 책에 영감을 받아 결국의 그 교수님 아래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는 있는 사람, SBS 작가로 활동했으나 자신의 신념과 어긋나는 방송계를 떠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 등 나의 일상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채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나와는 다른 이들의 직업과 삶 그 자체에 놀란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얘기를 할 때 빛나던 그들의 눈동자와 마음속의 열정에 큰 감명을 받았다. 자신의 삶과 업을 사랑하기에 그에 대해서 정말 즐겁고 신이 나서 얘기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순수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분들이 가져온 자신의 인생 책은 정말로 그들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반대로 나의 경우에는 어땠을까. 사실 내가 가져간 인생 책도 물론 나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생을 관통할 만큼 기억에 남는 책은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직업도 어찌 보면 나에게 최선은 아니다. 충분히 재밌고 열심히 하고 있지만 언제나 마음 한편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과연 이 직업이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인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19년 3월 11일, 방송인 노홍철씨의 '철든 가정식 책방'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도 마찬가지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독서를 좋아하고 가끔 글을 쓴다고는 하지만 과연 내가 온 열정을 담아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아닐 것이다. 그렇게 열정적이었다면 아마 다른 취미생활을 할 여유는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사모하는 마음은 여전히 내 가슴속에 존재한다. 생각보다 자주 만나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는데, 새로운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속에 씨앗이 움터야 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운명과 우연을 가장한 끊임없는 노력과 상황 조성을 통해 그 인연은 단단해져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단해져 간 인연 속에서 마음은 더 깊어지는 것이다.


    글에 대한 나의 마음도 이러한 관점으로 접근해보고자 한다. 지금 나에게 독서를 사랑하고 글쓰기를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밖에 답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들을 깊게 즐기고 좋아하고 싶은 마음은 분명히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위적으로라도 나 자신을 그러한 환경에 자꾸 노출시키고 싶다. 의무적으로라도 책을 읽고 생각을 표현하는 그런 시간을 가질 것이다. 그 공간이 바로 이 곳 브런치이다. 매주 금토일 중 하루 정도는 책상 앞에 앉아 일주일 간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요량이다.


    앞으로의 글은 주제만 달라질 뿐 주제에 대한 나의 생각이 될 것이다. 그것이 일상일 경우에는 [에세이]의 형 애로 남길 것이며, 영화나 책에 대한 생각일 경우에는 [리뷰]가 될 것이다.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만큼 물론 생각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그림도 함께 담을 것이다(최근에 렌즈도 새로 장만했다). 좋은 글이 나올 확률은 희박하겠지만 부단히 노력할 것이며,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내 모습을 보고 싶다. 이제는 더 이상 변명거리도 없다. 노트북도 새로 장만했기에 이제는 나의 실천 빠르면 될 뿐이다. 혹시라도 나의 글을 보는 누군가가 계신다면 나의 도전에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일상이 더 소중해지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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