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를 만나러 가는 길, 네 번째
16주, 몸속에 있다고는 하지만 입덧의 증상과 어느 정도 나와 있는 배를 보면서 내가 임신함을 느끼고 있었다. 아가가 잘 있나 하는 궁금함과 걱정스러움에 ‘하이베베’라고 아기의 심박수를 듣는 기계를 사볼까 했다. 주변 지인들은 2주가 지나, 빠르면 18주부터는 태동을 느낄 테니 사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태동을 기다리는 동안 인터넷의 임신 관련된 카페에서 다양한 태동 관련 이야기를 읽고, 태동 동영상을 보면서 다가올 새로운 경험을 기다렸다.
18주가 되었다. 입덧이 완화되면서 식욕이 좋아지고, 아랫배가 꾸르륵하는 소리가 나곤 했다. 설마 이게 태동일까 라는 생각에 태동이 어떤 느낌이냐고 언니에게 물었다.
"뭔가가 미끄덩 움직이는 느낌이야, 시간이 지나면 툭툭 칠 걸. 태동을 하면, 태동인지 알 텐데 "
알 수 있을 만한 그런 새로운 느낌은 없었다. 18주부터 느낀다는 거지, 사람마다 다르다는 주변 의견에, 내가 늦게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첫 태동을 놓치고 싶지 않아 매일 손을 배에 올리면서 나의 일상을 아가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게 20주가 되었다. 어느 날, 퇴근한 신랑이 누워서 배에 손을 올리고 있는 나를 보더니 다가와, 자신의 손을 나의 배에 올렸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나에게 말했다.
"방금 뱃속에 돌았어, 물고기 돌 듯이~ 지금도 움직인다. 모르겠어?"
생각해보니, 언니가 만삭일 때, 내 손을 가져가 태동을 느껴보게 한 적 있었다. 그 때도, 조카의 태동을 느끼지 못했다. 언니가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세게 차는 데 못 느끼냐며 나에게 둔하다고 했다. 카페에서 태동 관련된 글들을 보면 산모가 태동을 먼저 느끼고 신랑은 손을 올려 느껴보게 해도 나중에 느낀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신랑이 태동이 느껴진다는 말을 들은 후, 나의 둔함에 대해 한 번 더 인지했다.
하루, 하루가 지나, 21주가 되었다. 아랫배 쪽에서 톡톡 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집중해서 손을 꼭 올려놓으면, 그쪽으로 톡톡, 바로 태동이었다. ‘태동하면 태동인지 알 텐데’라는 말이 200% 공감되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렇게 1주간 톡톡, 물고기가 지나가듯이 미끄렁 거리면서 움직이는 느낌이 반복되는 신기한 경험이 시작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톡, 톡은 툭, 툭으로 변해갔다. 손을 대고 가만히 아가의 움직임을 느끼다가, 툭툭 치면 신랑과 함께 손으로 툭툭 치는 태동 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그럼, 아가도 대답하듯이 그 부분을 툭툭 쳐 주었다. 매일 그렇게 태동을 느끼다가도 하루라도 태동이 잘 안 느껴지면, 잘못된 건 아닌 지 무서웠다. 그럴 때면, 손가락으로 톡톡 오랫동안 치면 갑자기 툭 치곤 해서 안심하곤 했다.
27주인 지금도 아가의 움직임을 느끼며 글을 쓰고 있다. 움직이는 모습을 초음파 없이는 볼 수 없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느낄 수 있으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