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초음파

#5. 너를 만나러 가는 길, 다섯 번째

"벌써 저렇게 많이 컸어요?"


초음파를 볼 때마다 나오는 우리의 첫 멘트이다. 배가 불러오면서 아가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뿐, 어떻게 크고 있는지는 볼 수는 없었다. 초음파를 보면서 잘 자라 주는 아가가 기특하면서 신기하기만 했다.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첫 초음파는 무서움 더하기 신기함 그리고 기대감이었다.


그때는 산부인과에 배란일을 받으러 갔을 때였다. 인생에서의 첫 산부인과 진료여서 초음파 화면을 보기 전까지는 몸 안에 무엇인가 있으려나, 혹시 문제가 있으면 어쩌나 등 여러 가지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첫 초음파를 통해 몸 안을 봤을 때, 신기하면서도 아가가 생기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 까라는 기대도 생겼다.

두 번째 초음파는 임신 테스트기 2줄을 보고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러 갔을 때였다. 겉모습은 변한 것이 없는데, 몸속에서는 아기집이라는 새로운 생명이 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2주 뒤, 초음파를 통해 아기와 난황이 생겨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심장소리까지도. 내 몸 안에서 이렇게 열심히 아가가 자라나고 있다는 게 고맙고, 신기하기만 했다.


산모들은 일반적으로 1달에 한 번씩 초음파 검사를 하지만 나는 임신 초기에 염증이 있어서 2주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았다. 초음파 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아가가 얼마나 잘 크고 있는지 궁금해 갈 때마다 초음파를 봤다. 초음파를 통해서 보는 아가의 모습은 하품을 하거나, 발을 흔들거나, 잠을 자는 등 다양한 모습이었다. 뱃속에서 엄마 모르게 놀면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그 외에도 아가의 몸무게, 머리, 키, 심장 등 다양한 정보도 알 수 있었다. 아가는 정말 작구나 잘 지켜줘야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시에 몸무게가 늘어나는 게 아가 때문만은 아니라는 자아성찰도 하게 됐다.


검진을 받으러 갈 때면 신랑의 손을 꼭 잡고 초음파를 보러 갔다. 나는 배가 나오고 입덧이 있어서 아가의 존재를 인식하지만, 신랑은 아니었다. 처음에 신랑은 어리둥절해하다가 시간이 지나 초음파 속 모습이 선명해질수록 아가가 진짜 뱃속에 있음을 실감하곤 했다. 그렇게 아빠가 되어가고 있었다.


“손 치워봐, 손을 치워야 찍지”


의사 선생님은 어느 순간부터 초음파의 한 장면을 사진 찍 듯 입체 초음파를 찍어주셨다. 우리 아가는 찍기 어려운 구조로 있을뿐더러, 찍을 려고 하는 순간마다 손을 머리에 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항상 배를 몇 번 흔들어 줬고, 그때마다 손을 치우고 성질이 난 표정을 짓곤 했다. 입체 초음파를 찍기 시작하면서 아가가 누굴 닮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6개월째, 입체 초음파를 통해 본 낯익은 아가의 모습은 첫 아이는 아빠를 닮는다는 말을 실감하게 했다.


“이렇게 작은데, 얼굴도 있고, 표정도 있고 너무 신기하네, 세상이 좋아졌다.”


초음파를 보고 오는 날이면, 산부인과와 연동된 초음파 사이트를 통해 항상 시어머니와 친정엄마에게 보여드렸다. 그때마다 두 분의 반응은 같았다. 예전에는 초음파 가격도 비싸고, 이렇게 잘 보이지 않았다며 초음파 영상을 보시면서 아가의 모습에 신기해하셨다. 그때는 뱃속에 잘 키우다가 한두 번 초음파를 보고, 출산하는 날에 아기를 낳았다고 하셨다. 그러고 보면 10달 동안 매일은 아니지만, 간간히 자라는 아가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이제 2일 뒤면 진료가 있어 초음파를 통해 아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얼마나 컸을지 모를 아가의 모습을 생각하며 지금도 이전 초음파 영상을 보곤 한다.


잘 놀고 있으렴. 넌 모르지만 엄마, 아빠가 다 보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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