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미안해.

by 오늘


“오늘은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었는데, 삼백이는 계속 징징대서 내가 너무 힘들었어...”

“괜찮아. 그럴 수 있지.” 아기에게 화를 내면 남편에게 꼭 이유를 설명 하게 된다.

화내고 난 뒤에 밀려오는 죄책감을 괜찮다는 신랑의 말 한마디로 덮어두고 싶은 마음.

그 정도면, 화낼 만 했다는 위로로 동질감을 얻어내고 싶어서 일지도 모른다.

그냥 차라리

“나 원래 성격 더러운 여자니까 이해 못하겠으면 하지마.” 로 말하는 게 덜 구차해 보일 수도 있겠다.

아기에게 화를 내고 신랑 눈치를 보는 내가 한심하다. 화낼 만 해서 화를 냈다는 핑계 뒤에 숨는다고 언제까지 내가 화낸 게 정당화 되는 걸까…

그냥 난 욱하는 엄마일 뿐이다.

보통은 아기에게 화를 낸 뒤, 우울한 기분이 들어도 금새 극복했는데. 오늘은 아니었다.

원래는 낮잠이 든 아기가 깨는게 무서워 그 달콤한 시간을 좀만 더 가지고 싶다며 아까워했지만, 오늘은 잠든 아가가 얼른 깨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기가 일어나면 잘 해줘야지... 내가 아까 너무 과하게 소리를 지른 것 같아 미안해.’ 미안한 마음이 점점 커져, 아기가 보고싶었다.

하지만 지금 저 안방 문을 열면, 울다 잠든 아기의 눈이 머금고 있는 눈물에, 난 더 미안해질 것 같았다.

‘저 갓난아이가 잘못해 봤자, 무슨 큰 잘못을 했다고…’

좋아하던 책도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죄책감과 미안함이 큰 하루다...

삼백이를 어떻게 키우면 행복한 아이로 키워줄까 고민하며 육아책을 보지만,

그런 나의 노력은 무색하게도 난 수시로 성깔 있는 엄마의 본색을 드러냈다.

책을 본다 한들, 어떻게 하면 화를 참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또 공부하겠지.

하지만 결국 어떤 날은 못 참고 또 터져 나오는 화 때문에 또 반성하겠지.

난 나를 너무 잘 안다. 하지만 그럴 내 모습을 안다고 놓지는 않을 거다. 모든 엄마들이 그러겠지만, 난 분노 조절이 잘 안되는 엄마가 힘든 사람인 것 같다. 내가 이렇게 자책하며, 우울해 하자, 연하남은 말한다.

“와이프! 좋은 엄마 맞으니까 너무 자책 하지마.”

난 화 잘 내는 좋은 엄마다. 한없이 무너지다가도, 저 한마디에 난 오늘도 좋은 엄마를 다짐한다.

‘미안해,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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