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가 엄마에게...

by 오늘

우리 엄마 좋은 엄마예요.


내 얘기 좀 들어보세요.

우리 엄마는 원래 아기를 싫어 했대요.

그래서 처음에 나와 둘이 있는 걸 무서워했어요.

그리고 내가 졸려서 울면 왜 우는지도 몰랐대요. 그래서 낮 동안 한번도 잠을 안 재운 적도 있어요. 아기가 낮잠을 많이 자는 것도 몰랐으니까요.

가끔은 날 귀찮게 여기는 것 같기도 해요.

엄만 나보다 핸드폰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도 혼자 놀고 싶지만. 난 혼자 노는 법을 몰라요.

내 세계는 엄마가 전부이니까요.

엄마랑 아빠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난 알아들을수 없어요. 아직 배우지 않았으니까요.

나한테 손발이 있다는 것도 몰라서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으니까요.

나도 잘 몰라요. 어떻게 해야 엄마를 기쁘게 할 수 있는지를요. 난 아기가 처음이니까요.

날 사랑해줘요. 엄마

우리 엄마가 날 미워하는 건 아닐 거예요. 날 위해 방귀송도 만들어줬으니까요.

“방귀뽕! 방귀뽕! 방귀방구 뽕뽕! 뽀보봉~”

이러면서 체조를 시켜줘요. 난 그럴 때 기분이 좋아요.

사랑받는 것 같거든요.

엄마가 점점 날 사랑해주는 것 같아요.


우리 엄마를 칭찬해요.

우리 엄마 나쁜 사람 아니에요.

하지만 내가 엄마랑 노는 걸 좋아하는 것만큼, 엄마는 나랑 노는 게즐겁지는 않나 봐요.

엄마 얼굴은 늘 힘들어 보이거든요.

오늘은 엄마가 처음으로 아기띠를 했는데, 방법을 몰라서 잘못 했는지, 내 다리에 멍이 들었어요.

엄만 그걸 보고 울었어요. 못된 엄마라고…

엄만 원래 잠이 많은 사람이래요... 그런데 내가 하도 밤에 자주깨니까. 소리도 지르고 화도 내요.

엄만 원래 힘이 없었는데 날 낳고 힘이 세졌대요. 날 안고 재우고, 똥도 닦이고, 목욕도 시켜야 하거든요.

그래서 팔뚝이라도 얇아질 줄 알았대요. 그런데 더 두꺼워져서 속상하대요.


엄마는 성질을 잘 내요.

난 잠드는데 좀 오래 걸리는 타입이에요.

안아서 20분에서 30분은걸리는데, 이가 나오려는지 잇몸은 근질근질 간지럽구...

엄마 옷을 막 이빨로 잡아당겨야 시원한데, 엄마는 안고 돌아다니다내가 안 자면 화를 내요.

어쩔 땐 궁디 팡팡두 하구요... 그럼 난 무서워서 엄마 가슴에 얼굴을파묻고 정지 상태로 있어요.

그러다 잠이 들곤 하는데 엄마는 내가 일어나면,

잘 잤냐며 언제 화냈냐는 듯 웃으면서 이뻐해줘요.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해요.

알아요. 엄마도 화내기 싫어하고 화내면 괴로워하는 걸...

매일 화내지 말자 다짐하면서도 그게 잘 안되나 봐요...

하지만 엄마 난 괜찮아요. 엄마가 날 사랑하는 건 다 아니까...

그래도 아빠 말고 엄마가 재워주는 게 좋아요. 엄마는 힘들겠지만...

날 사랑해줘요 엄마.

엄마는 내 우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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