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1 - 사바나로의 여정
파트 1: 사바나로의 여정
선희: “여긴 진짜 멋지네... 근데 뭔가 이상하지 않아?”
초원의 고요함이 그녀의 말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하늘은 맑고, 바람 한 점 없었지만 이 고요함은 비정상적이었다.
프린터: “아, 그래. 멋지긴 해. 근데 이렇게 조용하면 문제 있는 거 아니야?”
그는 스케치북을 꺼내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펜 끝이 종이를 긁는 소리가 정적을 깨며 퍼졌다. “무슨 일이 터질 때가 됐는데.”
페이트가이드가 희미하게 빛나며 방향을 가리켰다.
노블: “저쪽이다. 뭔가 심상치 않은데.” 그는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며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좋을 리 없겠지.”
자비: “가보자. 신호가 저쪽에서 왔어.” 그의 목소리는 낮고 침착했다. "이건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야."
그들은 페이트가이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초원은 깊어지고 공기는 점점 무거워졌다. 나뭇가지가 바스락거리며 밟히는 소리가 긴장감을 더했다.
그때 풀숲에서 작은 아기 코뿔소가 튀어나왔다. 겁에 질린 눈으로 잠시 일행을 바라본 코뿔소는 이내 몸을 돌려 어디론가 달려가기 시작했다.
선희: “저거! 우리보고 따라오라는 거 맞지?”
자비: “그렇게 보이네. 그냥 두긴 이르지.”
프린터: “이거, 오늘따라 그림 그릴 시간도 없네.” 스케치북을 덮고 아기 코뿔소를 따라가며 중얼거렸다.
길은 숲의 더 깊은 곳으로 이어졌다. 바람은 멈추고,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부서지는 소리가 울렸다. 무언가 불길한 기운이 점점 짙어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은 어미 코뿔소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뿔은 잔인하게 잘려나가고, 온몸엔 상처가 가득했다. 어미 코뿔소는 마지막 힘을 다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선희: “우리가... 너무 늦었나 봐...”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자비: “괜찮아. 널 살릴 수 있어.” 그는 조심스럽게 코뿔소 곁에 앉아 손을 뻗었다. 손끝에서 부드러운 빛이 피어오르며 상처를 감싸기 시작했다. 상처는 서서히 아물어갔다.
노블: “뿔을 복원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거야.” 노트를 펼치고 빠르게 메모했다. “이건 원래 그 몸의 일부니까.”
프린터: “그래, 그림은 내가 맡을게. 설명은 들었으니까.” 펜을 들어 코뿔소의 뿔을 정교하게 그려나갔다. 곡선과 세부적인 모양이 현실처럼 종이에 새겨졌다.
프린터: “거의 다 됐어... 자비, 네 차례야.”
자비는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빛을 집중시켰다. 그 빛이 코뿔소의 이마와 그려진 뿔을 연결했다. 마법이 빛을 발하며 뿔이 제자리를 찾아갔다.
자비: “조금만 더... 됐다.”
마침내 뿔이 완벽하게 복원되었다. 어미 코뿔소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눈을 떴다. 평온함이 그 눈빛에 깃들었다.
선희: “우리가 해냈어...” 그녀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순간, 숲의 저편에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자비는 고개를 들었다. 멀리서 한 남자가 무표정한 얼굴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감정 없는 눈빛으로 그들을 잠시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선희: “저 사람 뭐지...? 왜 우릴 지켜보고 있었을까?”
자비: “모르겠어. 하지만 좋은 느낌은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