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순순히 진행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거나 어기대는 것
난 어렸을 적부터 딴지를 잘 걸었다.
그렇다고 그 딴지가 굉장히 획기적이거나
창의적이라서 뭔가 도움이 되거나
특출 난 재능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흔히 ‘반항’, ‘삐뚤어짐’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렸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말씀하시기로
(사실 지금도 그렇다.)
차를 타고 가거나 새로운 것을 보면
1시간, 2시간은 기본적으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따진다고 했다.
또, 중학교 시절 수학을 배울 때
피타고라스의 정의를 배운 적이 있는데,
나의 딴지는
‘피타고라스는 그걸 왜 만든 거예요?’
‘피타고라스는 어떤 사람이에요?’였다.
이러한 내 질문에 대한 대부분의 대답은
외면당했었다.
공부도 못하는 게 쓸데없는 질문만 많다는
이유로..^^
그래서 혼자 도서관에서 피타고라스의
일대기를 찾아보곤 했다.
난 그 사람이 왜 이걸 만든지도 모르고
뭔가를 배우는 게 잘 안됬었다.
(단순, 공부가 하기 싫어서 그랬던 걸지도,,)
대학시절도 팀플(조별) 과제를 하면
최종 보고서나 요약서를 작성하기 전
교수님께 방향성과 내용 구성에 대해
피드백받는 것이 당연했었는데,
나는 팀플 시 웬만하면 피드백을 받지 않았다.
이유는, ‘교수님이 피드백해주고 알려주면
그게 교수님 과제지 우리 과제냐고, 못해도
좀 엉망이어도 우리가 노력하고 우리가 해야
우리 과제지’라는 이유였다.
(팀원들이 내 말을 들어주고 같이 해줬다는 게
너무 미안하고 감사하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나쁜 것도 아니고
늘 해오던 관습적인 방식에
항상 창의적이지도 않으면서
다르게 생각하고 딴지를 걸었다.
한 번도 나의 딴지에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 의문이 든다,
‘그다지 똑똑하지도, 뭔가 변화시킬 만 하지도,
창의적이고, 놀랄만하지도 않은 나의 딴지가
뭔 도움이, 뭔 가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맴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딴지가 딱히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가치 없는 것인지.
그냥 아직도 내가 삐뚤어진 마음과 헛된 자존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