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기 있는 남학생이 되는 세 가지 비법

학교에서 만난 예쁜 아이들 4화

by 정감있는 그녀


초등학생 시기는 남자아이의 수난시대이다.



여자 아이보다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언어 발달이 늦어 학교 생활을 하다 보면 부정적인 피드백을 자주 받게 된다. 수업 시간에 움직이지 않으려고 해도 저절로 움직여지고, 속상하고 억울한 상황에서 말로 표현하지 못해 울거나 주먹부터 나간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준비물이나 과제는 자꾸 깜빡한다. 공격성과 충동성이 강해 친구 사이에서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게 남자아이다.



하지만 저학년 시기가 지나고 3학년쯤 되면 남자아이들도 조금씩 달라진다. 차분해지면서 조절능력과 집중력이 좋아지고, 남자아이 특유의 쿨함으로 친구 관계도 무난하게 잘 지낸다. 오히려 중학년 이후부터는 여학생들의 멘탈관리가 더 힘들다. 단순한 남자아이들의 세계가 오히려 평화롭달까?




공부, 운동, 웃기기



남자아이들 세계에서는 이 3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 잘해도 인정받는다고 한다. 아니, 살아남는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일 것 같다. 공부를 잘하거나 운동을 잘하거나 아니면 친구들을 웃겨주는 유머감각을 가졌거나. 웃기는 이야기지만 남자아이들을 관찰하다 보면 정말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중에서 남자아이들이 가장 인정하는 것은 운동 잘하는 친구이다. 운동 하나만 잘해도 남자아이들은 든든한 빽이 있는 것처럼 자신감이 넘친다. 운동을 잘하면서 인성까지 좋으면 그 남학생은 최고 인기남이 된다. 남자아이들에게도 여자 아이들에게도 매력 넘치는 친구 말이다.






작년에 우리 반에 이 세 가지를 다 갖춘 친구가 있었다. 공부는 적당히 잘했고, 축구 대회를 나갈 정도로 운동 신경이 좋았다. 무엇보다 역할극을 하면서 친구들을 웃겨주는 유머감각까지 있어 H는 우리 반 친구들이 모두 좋아할 정도로 매력적인 아이였다.



흔히 운동 잘하는 친구들은 승부욕이 세다. 그래서 게임에 임하면 승부욕에 눈이 멀어 친구들을 다그치거나 자기 혼자 다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H는 그렇지 않았다. 못하는 친구들을 탓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혼자 다 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자신에게 온 기회에서 실력을 발휘해서 팀에 도움이 되었고, 전략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이야기했다. 본인이 가진 유머감각을 적절히 섞어가면서.



체육 시간에 H의 모습은 정말 빛이 났다.

좋은 머리와 운동신경, 그리고 유머감각으로 게임을 즐겁게 하는 남자아이. H는 고학년이 될수록 더 매력적인 친구가 될 것이다.

우리 아들도 이렇게 자랐으면 좋겠다.

부럽다. H 어머님.



keyword
이전 04화널 가르쳐서 영광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