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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감있는 그녀 Nov 12. 2024

그래도 중요한 걸 해야 하지 않을까?

소소하지만 기억하고픈 딸과의 수다(5)


딸: (책상에 앉는다.)

엄마: 할 일 하려고? 안 피곤해?

딸: 다 하긴 힘든데...

엄마: 그럼 네가 하기 편한 연산만 해.

딸: 그래도 중요한 걸 해야 하지 않을까?






주말에 김제에 있는 할머니댁에 갔다가 저녁 8시 무렵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저희 집은 학원을 따로 다니지 않고 집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평일만큼은 아니어도 수학이나 영어, 독서 등 할 일이 있지요.


피곤할 텐데 오자마자 책상부터 앉는 딸입니다. 해야 할 일부터 끝내고 씻고 싶었나 봐요. 피곤한지 다는 못하겠다고 엄마에게 협상을 시도합니다.


피곤한 걸 알기에 가장 하기 편하고 쉬운 연산을 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딸이 중요한 걸 해야 하지 않겠냐며 대답하네요. 오! 듣고 깜짝 놀랐어요. 대충 때울 줄 알았는데, 이런 생각을 할 줄 몰랐거든요.


쉬운 길, 편한 길만 찾아 요령을 피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힘들어도 어려워도 중요하고 바른 길을 가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인생에서 누가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할지는 딱 봐도 정해져 있지요.

힘들다고 지름길만 찾지 않고, 힘들면 차라리 잠깐 쉬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어느 쪽이 바른지 현명하게 판단하는 능력도 갖고 싶습니다.



딸: 그런데, 연산이 가장 기본이고, 우리가 10월까지 끝내기로 한 목표가 있으니까 연산할게요.


음... 결국 연산 공부를 하는 딸입니다.

뭔가 합리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살짝 들기도...

결과는 같지만 생각의 길은 달랐으니 다르긴 다른 거겠죠?

저도 딸처럼 합리화를 하고 있네요. 

딸이 저를 닮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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