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2일 차, 별서방 나도 프랑스 같이 갈까?
니스 하면
굴(Oyster)이지!
프랑스 니스 여행을 하면 무엇을 반드시 먹어야 할까? 지중해를 끼고 있는 해안 도시답게 역시 '해산물'이 정답이다. 벨기에에서는 홍합, 스페인에서는 빠에야를 먹어야 한다면, 니스에서는 굴(Oyster)을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 아내는 과거 이 도시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어찌나 당시 굴이 맛있었던지 엄청나게 강조를 했다.
여행 2일 차, 오전에 에즈빌리지에서 감동적인 오션뷰를 보고 맛있는 일본식 덮밥집 재방문을 하고 니스 해변까지 다시 걸어갔다. 그리고 굽이굽이 니스 구시가지 골목길을 지나 오로지 굴을 먹겠다는 일념하에 100년 이상 같은 자리에서 영업하고 있는 맛집을 찾아갔다.
이곳은 아내가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했던 굴 전문점이라고 하니 어찌나 기대가 됐던지 모르겠다. 1일 차 저녁 식사 시간 방문했던 Peixes란 곳에서 양이 아쉬웠기에 이날은 원 없이 굴을 해치우겠단 일념하에 별서방과 장모님과 아내는 그 식당으로 향했다.
Le Café de Turin (최악의 굴 맛집)
마침내 니스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Le Café de Turin에 도착했다. 다른 사람들 후기를 봐도 나쁘지 않아 보였기에 망설임 없이 선택했던 곳. 일단 야외석으로 안내를 받았다. 웬만하면 프랑스에서는 야외석에서 먹는 게 옳다.
최악이었던 무례한 웨이터
내외국인 모두가 많이 찾는 곳이라는 식당, 첫 느낌은 유쾌했던 웨이터였다. 말솜씨가 한두 번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한 것이 아닌 눈치였다. 하지만, 메뉴를 보고 있는 도중 식기류 세팅을 하는데 이것들을 던지는 게 아닌가...! 살다 살다 웨이터가 식기류를 던져서 세팅하는 것은 처음 봤다.
그 순간부터 기분이 팍 상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프랑스 니스 여행 중이니까 웨이터의 행동에 반응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다른 구글맵 리뷰를 보니 이 웨이터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외국인을 무시하고 존중하지 않는 식당은 처음이라면서 말이다. 유쾌를 넘어서 불쾌하게 만들었던 웨이터.
그래도 음식은 맛있겠지란 생각에 일단 각기 다른 종류의 굴을 12개씩 총 24개를 주문했다. 가격은 €108(약 16만 원), 한국에서와는 다른 문자 그대로 고급 음식 '굴'이었다.
눈살이 자동으로 찌푸려지는 극한의 짠맛
어쨌든 먹음직스러운 굴이 테이블에 세팅됐다. 먼저 나와서 마셨던 코트다쥐르주(州) 현지 에일 맥주가 엄청 괜찮아서 굴과 함께 먹으면 아주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서비스도 불쾌했을 뿐만 아니라 굴도 최악이었다. 그냥 바닷물을 들이마시는 것 같았던 짠맛, 먹자마자 눈살이 찌푸려졌다. 8월 더위에 생굴이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소금을 많이 뿌렸던 것일까? 아니면 주방에서의 인종차별 행위였을까?
비싼 돈을 지불하고 너무나도 불쾌한 기분을 경험했다. 개당 약 6,700원에 달하는 굴 한 점이 어쩜 이럴 수 있었을까? 이곳을 극찬했던 아내도 결과가 이렇게 나오자 괜히 미안해하는 표정이었다.
Le Café de Turin, 니스에서 절대로 가지 말아야 할 구시가지의 블랙리스트 맛집이었다.
Peixes (최고의 굴 맛집)
이럴 줄 알았으면 전날 갔었던 Peixes에서 굴을 더 시켜서 먹고 올걸 그랬나 보다. 이야기 나온 김에 구글맵 평점 4.5점을 믿고 찾아갔던 니스 최고의 굴 맛집, Peixes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본다.
이곳은 마세나광장 뒤편, 니스 해변가로 연결되어 있는 통로 같은 골목길 중심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다. 저녁 7시쯤 방문했는데, 이미 야외석은 만석인 상황. 야외석 웨이팅은 기약이 없다고 하여 실내 바 테이블석으로 들어갔다.
그렇지만, 음악 소리도 너무 시끄럽고 직원들 서빙 속도도 너무 느려서 이렇게 먹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테이블에서 보니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오픈형 주방이 훤히 다 보여서 음식에 대한 기대는 상당했다.
그렇게 주문한 음식은 세비체, 빠에야, 굴 6개였다. 그런데, 굴을 먹어본 순간 놀라울 정도로 비리지 않은 굴 특유의 맛있는 풍미가 전해져 입안에서 씹는 순간 행복지수가 최대치로 올라가는 걸 느꼈다.
앞서 최악이라고 평가했던 Le Café de Turin이 더 맛있는 굴을 판매하겠지라고 생각해서 굴 추가 주문을 하지 않았던 게 패착이었다. 굴뿐만 아니라 세비체와 빠에야도 일품이었는데, 같은 도시에서 이렇게 극과 극의 같은 음식을 먹어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어쨌든 다시 프랑스 니스 여행을 가게 된다면, 나는 Peixes에서 최소 2번은 굴을 또 먹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결국 우리는 Le Café de Turin에서 바닷물을 섭취하고 너무 짜서 물을 계속 마셨고, 숙소로 돌아가 컵라면과 포장해 온 스시로 겨우 허기를 달래고 2일 차를 마무리했다.
이제 마지막 프랑스 니스 여행 3일 차가 남아있다. 여행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게 믿기지 않는 밤, 마지막 날에는 어떤 이벤트가 우리 3인방을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