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3일 차, 별서방 나도 프랑스 같이 갈까?
장모님, 마지막 식사는
니스 한식당 '파인 다이닝'입니다.
파인 다이닝(Fine dining)의 맛, 우리는 파리 마지막 날 저녁 식사로 현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미슐랭 1 스타 맛집에서 식사하며 너무나도 잘 느꼈다. 물론 니스에도 이런 미슐랭 맛집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조금 더 특별하게 한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우리들의 프랑스 파리 & 니스 여행 이야기를 끝맺음 지으려고 한다.
남프랑스 휴양 도시 니스에는 한식당이 몇 개나 있을까? 정답은 1개다. 니스 유일 한식당 이름은 식사(Sixsa). 니스 라파예트 갤러리 백화점 근처에 있어 찾아가기도 쉬웠는데, 웹서핑을 하다가 발견한 사실이 있다. 예약하지 않으면 식사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사실!
전화 예약 혹은 페이스북 메시지로 예약을 할 수 있다. 예약 관련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을 경우 하마터면 큰 일 날 뻔했다. 그 이유는 사진과 같이 이날은 예약이 Full이었기 때문! 실제로 예약하지 않고 그냥 당일 워킹으로 와서 예약이 꽉 차서 식사를 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고 그대로 돌아간 한국 손님이 꽤 많았다. 여기서 들었던 마음은 묘한 승리감이랄까?
저녁 7시보다 다소 일찍 도착했는데, 정확히 7시에 오픈을 하기 때문에 잠시 기다려야 했다. 방문한 사람마다 호평 일색이던데, 한식이 한식이지 얼마나 대단한 맛이길래 그럴까?
고급화된 퓨전 한식 레스토랑
이윽고 입장 시간이 됐다. 우리가 1등으로 매장에 들어왔다. 한국어를 잘하는 현지 남성분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는데, 음식은 한국 여성분이 만들고 두 사람이 부부가 아닐까 추정된다. 일단 한국에는 없는 '강남 맥주'를 1병 주문하고 목을 축였다. 메뉴를 어디 살펴볼까?
[Entrees]
으깬 두부 김치전 : 9€
돼지고기 호박전 : 9€
네 가지 버섯 잡채 : 13€
[Side]
배추김치 : 5.5€
오이무침 : 6€
홍근대 물김치 : 10€
[Main]
돌솥비빔밥 : 21€
소불고기 : 20€
제육볶음 : 18€
육회와 주먹밥 : 24€
대구등심구이 : 28€
육개장 : 22€
[Dessert]
호떡 : 9€
흑임자 롤케이크 : 9€
[음료]
맥주 : 7€
(강남맥주 or 클라우드)
참이슬 프레시 : 16€
부자 막걸리 : 16€
생수 : 3.5€
일반적인 전통 한식당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메뉴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프랑스 니스 여행 맛집 한식당 식사(Sixsa)의 메뉴. 다만, 메인 디쉬 하나에 평균적으로 한화 약 3만 원 정도라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가격이었다.
하지만, 이런 타지 한식당을 방문하면 가격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장모님이 아무리 Fancy 하셔도 입맛은 완전 한국인이시기에 별서방이 여행지마다 꼭 한식당을 하나씩 여행 코스로 넣었다. 어쨌든 그냥 돌아가는 사람이 많아 더 짜릿했던 순간 우리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메뉴를 주문했다.
주문한 메뉴는 「네 가지 버섯 잡채 + 돌솥비빔밥 + 제육볶음 + 대구등심구이」, 총 4가지 음식을 시켰다. 특히 보통 한식당에서 팔지 않는 대구 요리가 어떨지 기대됐다.
Wow! 한식이 이렇게 고급스러워도 되는 거니?
1번 타자로 잡채가 나오자마자 우리끼리 자그마한 감탄사를 내뱉었다. 마지막날까지 별서방의 메뉴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양은 작았지만, 외국 한식당에서 파인 다이닝 식사를 하는 기분이었다. 우리나라 미슐랭 맛집 중에서 한식 外 타국 요리로 미슐랭 스타를 딴 식당이 많은데, 앞으로 한식이 더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어 외국에 한식 미슐랭 맛집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만큼 서비스와 음식 Quality가 대단했다는 이야기다.
또한, 옆 테이블에는 한국 문화를 즐기는듯한 현지인 모임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씩 골라 음식을 먹으면서 K-POP 등 한국 문화를 이야기하는 모습에 새삼 우리나라의 위상이 예전에 해외여행을 할 때보단 많이 올라갔다는 사실이 체감됐다.
정말 예술 그 자체였던 음식 비주얼 그리고 맛. 고급 한정식 가게와는 또 다른 고급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니 모르긴 모르겠지만 평범한 한식 잡채마저도 맛이 다르게 다가왔다. 그만큼 분위기가 주는 힘이 상당하다는 것을 이번에 장모님을 모시고 돌아다니면서 깨달았다.
곧이어 메인 요리인 돌솥비빔밥과 제육볶음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잘 먹지도 않고, 김밥천국에만 가도 흔한 돌솥비빔밥과 제육볶음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는지 모르겠다. 니스에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도 역시 한국 사람들한테는 한식이 보약이 아닐까?
장모님, 프랑스 여행 마지막 식사 어땠어요?
돌솥비빔밥과 제육볶음은 우리가 아는 그런 맛과는 미묘하게 달랐다. 현지인 방문객 비중이 많아서 그런지 약간의 달달함을 가미하여 덜 맵게 만든 맛이었다. 그렇지만, 되게 신기한 맛이었다. 왜냐하면 현지인을 위한 그 단맛이 전혀 원래 내가 알던 비빔밥과 제육볶음의 맛을 해치지 않는 아주 맛있는 한식이었기 때문! 사장님 나중에 미슐랭 한 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떠실지요?
마지막으로 대구등심구이가 나왔다. 연어스테이크처럼 대구살이 구워져서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것과 함께 간장 무조림과 양파와 마늘장아찌 그리고 볶음밥이 함께 나오는 새로운 퓨전 음식이었다. 한식 특유의 매콤함을 빼고 간장 위주로 맛을 내서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음식이라고. 한식인데 한식 아닌 한식 같은 미묘하게 맛있는 음식이었다. 니스 한식당 맛집 식사(Sixsa)에 오면 무조건 먹는 걸 추천한다.
이렇게 별서방이 공들여서 준비한 프랑스 파리 & 니스 여행이 끝났다. 식사를 마친 후에 레스토랑 바깥으로 나오니 후회 없이 즐겼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아 계속 이게 현실이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을까?
우리는 국제 가족이다. 장모님은 니스에서 파리를 거쳐 사우디아라비아로, 나와 아내는 한국으로 향한다. 장모님을 위해 니스 코트다쥐르 국제공항까지 가는 새벽 픽업 택시를 미리 예약해 놓기까지 나름대로 전지적 장모님 시점으로 여행 준비를 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프랑스에서 만든 우리, 다시 3인방이 뭉쳐 멀리 떠나는 날이 또 찾아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