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상프로방스, 별서방 나도 프랑스 같이 갈까?
황금빛 물결의 결정체,
코몽아트센터(Hôtel de Caumont)
물과 분수와 세잔의 도시 엑상프로방스 여행, 특별히 가볼 만한 곳은 어디가 있을까? 세잔의 아틀리에, 시청사를 비롯한 구시가지 등 다양한 추천 장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 오페라가르니에와 같이 앤틱(Antique)을 좋아하는 장모님을 위해 별서방이 특별히 선택한 코몽아트센터(Hôtel de Caumont)를 추천한다.
알파벳을 자세히 보면 원래 이곳의 용도를 추측할 수 있다. 본래는 '호텔'로 사용되던 장소가 현재는 '아트센터'로 변모되어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된 것을 말이다. 남프랑스 여행지 엑상프로방스 도시의 색(色)은 황금색이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코몽아트센터는 '도시의 색 황금빛의 끝판왕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구글맵을 따라가면 미라보거리 중간쯤에서 오른쪽 골목길로 빠지면 되는데, 붉은색의 'CAUMONT CENTRE D'ART'란 글자가 보이면 올바른 장소에 도착한 것이다. 세잔의 작업실처럼 별도의 하루 입장 인원 제한은 없으며, 인당 13.5€ 입장료를 지불하고 입장하면 된다.
사실 물가 비싼(특히 숙박비) 파리에서 있다가 니스로 넘어가기 전 중간 기착지로써 이 도시에는 '호캉스'를 주된 목적으로 방문했다. 파리와 상반되는 축제 같은 도시 분위기 그리고 황금빛 물결이 내 마음을 설레게 했는데, 코몽아트센터는 프로방스 여행의 화룡점정을 찍는 것과 같은 기억이다.
별서방, 여기 완전 내 취향 제대로인데?
건물 입구부터 '나, 앤틱이야!'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던 이곳. 안내 동선에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과거 코몽호텔 객실 복원 전시실로부터 관람 시작이다. 마치 엄청난 지위의 귀족이 살았을 것 같은 방, 어쨌든 앤틱을 사랑하는 장모님 취향 저격은 제대로인 것 같다.
예전에 결혼하기 전에는 엔틱의 '엔'자도 모르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당시 처갓집에 첫 방문을 했을 때, 인테리어가 엄청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렇지만 처갓집은 인테리어도 앤틱하게 되어 있었는데, 처음에는 무슨 유럽 궁전에 방문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그렇게 보는 것과 앤틱의 '멋'을 아는 것은 별개의 일. 그런데, '스며들다'란 단어처럼 처갓집에 자주 찾아가고 장모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세월이 흐르고 나니 이번 프랑스 여행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앤틱의 '멋'에 대해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오히려 이곳에서 장모님보다 내가 더 유심히 전시된 앤틱 가구 등을 관찰한다고 늦게 미술관 구역으로 따라 들어갔다. 내 생각에 이곳의 복원방은 똑같이 따라서 만들라고 해도 만들지 못할 것 같았다. 이번 남프랑스 여행에서 청량한 니스 바다와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었다.
세잔의 도시에 있는 아트센터답게 미술관 전시도 상당히 수준 높았다. 아무리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화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고 하더라도 전시 작품의 다양성과 질(Quality)은 다른 문제다. 지방 소도시 미술관에서도 이런 수준 높은 꽤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파리시립현대미술관 그리고 오랑주리 미술관에서도 마찬가지로 '프랑스인들의 모국 문화에 대한 콧대 높은 자부심이 이해가 된다'라고 느끼게 됐다. 예술 작품을 향유하는 프랑스 현지인들 수준 역시 쉽게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됐다.
어, 여기 기념품점 맞아?
예술 작품을 보는 안목이 아직은 엄청 높은 수준이 아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미술관 전시를 봤다. 그러고 나서 안내 동선을 따라 계단을 타고 기념품 상점에 들어갔는데, 세상에 이런 기념품점이 있을 싶을 정도로 앤틱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이곳에서 판매하는 상품 수준도 상당했는데, 이번 프랑스 여행에서 들렀던 상점 중에서 가장 볼거리 살 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이런 건 계획에 없었는데, 장모님과 아내는 엔틱 인테리어 소품부터 책자 등등 여기서 쇼핑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엑상프로방스 여행을 한다면, 이것 때문이라도 꼭 코몽아트센터에 들러야 하지 않을까?
기념품점에서 쇼핑을 마치고서 반드시 까먹지 말아야 할 장소가 있다. 그곳은 바로 코몽호텔의 정원. 1층 카페 야외 공간에 있는 이곳의 상징과 같은 정원이다. 남프랑스 여행 프로방스 지역답게 가운데 라벤더가 호텔 로고 모양 정원을 감싸고 있는 모양이 독특하다.
별서방, 나 벤치에서 사진 하나 찍을게!
그런데, 이 정원을 보자마자 장모님이 더 신나셨다...! 오히려 앤틱한 호텔 복원 객실을 봤을 때보다 더 흥이 오른 것처럼 보였다. 모로 가든 서울로만 가면 된다고,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지만 장모님 취향만족이라면 어쨌든 OK였다.
원래 계획은 사진에 보이는 아름다운 카페에서 고상하게 점심 식사와 커피를 마시는 것이었으나, 이미 한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미하보거리에서 목을 축였으며 얼른 호캉스를 즐기고 싶어 굳이 앉아서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었다. 아쉬웠던 부분이지만, 이미 다른 부분에서 만족도가 200%이기에 쿨하게 나왔다.
그러면 남프랑스 아름다운 도시 엑상프로방스에서의 호캉스는 어땠을까? 고대 성곽 모양 인테리어 야외수영장이 인상적이었던 아쿠아벨라스파 & 호텔(Aquabella Spa & Hotel)로 돌아가 체크인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