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잘재잘 떠들며 소꿉놀이를 하는 딸아이들을 바라보며, 문득 떠올렸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첫 모습은 뭐였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기억하는 나의 첫 모습은 "나를 언제부터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를 생각하는 5살의 나"였다. 왜 그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지 모르겠는데, 문득 '나'라는 존재를 내가 언제부터 기억하고 있을지에 대해 궁금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아이들을 바라보다 그런 나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이전에 남편이랑 대화하며, 내가 기억하는 첫 모습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내가 떠올렸던 5살의 모습들을 얘기해 주었다. 놀이터에서 놀던 기억, 친구와 소꿉장난을 하던 기억, 가족들과 에버랜드를 갔던 기억, 겨울날 외출하고 돌아와 바스락 거리는 차가운 이불 위에 누웠던 기억. 내 이야기를 듣더니 ㅡ사실인지는 확인 불가하나ㅡ남편은 기억하는 첫 모습으로 걸음마하던 모습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리고 나와 같이 어린 시절 생각나는 기억들로 대화를 채워갔다. ㅡ결국 그 대화는 누가 더 어린 시절을 기억해내는가로 마무리되긴 했으나ㅡ
여하튼. 아이들을 바라보다 떠올린 이 생각을 다시 한번 되뇌며, 우리 아이들도 언제부터 스스로를 기억할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첫째 아이는 4살에 동굴을 갔던 기억이 강렬했었는지, 그즈음부터 기억을 하고 있는 듯했고 아직 4살인 둘째 아이는 첫째 아이만큼은 커야 물어보고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어쩌면 첫째 아이와 같이 지금 즈음부터 이제 기억을 떠올릴 것 같다.
내가 기억을 갖기 시작하는 유년시절인 아이들을 둘이나 양육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유년시절 즈음이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선명한 기억을 갖고 있는 바로 그 시기이니까. 반짝반짝 빛나야 할 아이들의 기억이 선명한 이 시기를 건강하게 지나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한편으로 책임감도 더 갖게 된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안정감 있게 이 시기를 보내게 해주어야 할 역할이 부모에게도 있음으로, 매일 즐거울 순 없겠지만 적어도 아이들에게 선명하게 기억될 이 첫 기억들을 예쁜 기억들로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첫 모습, 반짝반짝 빛나던 그 시절을 우리 아이들이 보내고 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