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사진과 글 속에 그때의 기억이 담겨 있었다.

by 온유




오늘 저녁에 남편이 잃어버린 물건을 찾다가 남편의 추억상자ㅡ추억이 담긴 물품을 담은 상자ㅡ를 열었다. 거기엔 남편이 받은 편지들과 사진, 보관하고 싶은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편지들 중에는 우리가 연애 했을 때 주고받은 편지도 있었다. 편지를 보다가 내가 쓴 문구를 보고는 소름이 돋았다.


'내가 이런 문구를 적을 수 있는 감성적인 사람이었다니..' 새삼 놀랐다. 그 편지에는 연애시절 나의 풋풋한 마음과 모습이 담겨 있었다.


연애편지에 이어 계속해서 남편의 추억상자를 보게 되었다. 군대에 있을 때 가족들이 보낸 편지, 사진들을 차례차례 아이들과 함께 봤다. 그러다가 첫째가 말했다.


'아빠, 아빠 일기 있잖아 그거도 보자!'


남편은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6학년까지의 일기장을 모두 보관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봐도 일기를 정말 잘 써서 어디 출품해도 되겠다 싶어, 나였어도 버리지 못하고 보관을 했을 것 같다.


아이들도 그런 아빠의 일기를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종종 남편의 일기를 온 가족이 꺼내어 보고 들을 때가 있다. 남편의 일기에는 그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다. 내가 알지 못했던 모습, 기억, 시절이 모두 담겨 있어 나도 듣다 보면 이야기 속에 빠져든다. 언젠가 날을 잡아 한번에 다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담겨 있다.


남편의 일기 한구석에는 그 시절 담임선생님의 메시지도 적혀있었다.

'ㅇㅇ의 일기장은 여전히 한 페이지 가득 쓰여있네. 언젠가 어른이 된 ㅇㅇ가 일기를 보면 ㅇㅇ의 작은 역사를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 문구를 이제야 발견했다는 남편의 말에 나 역시 괜히 뭉클한 음이 들었다.



그 시절 사진과 글 속에 그때의 기억과 추억이 담겨 있었다.

기억은 세월이 흐르면서 함께 옅어져 가는데 사라지지 않는 글, 남아있는 사진과 그림을 통해 우리는 그 시절을 추억하고 기억할 수 있었다. 어릴 적에 작은 고모가 우리 사진을 찍어주면서 '결국에 남는 것은 사진이야~'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말에 덧붙여 얘기하고 싶다. 결국에 남는 것은 사진이고 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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