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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왜 그때는

by 온유


'바라만 봐도 좋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도 둘만으로 좋았던 시절이 있었잖아'


얼마 전 남편의 사무실 지인과 남편 그리고 나까지 세 명이 식사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다.


남편의 지인분은 남편의 사무실 엄마라고 불릴 정도로 남편을 살뜰히 다정하게 챙겨주시는 고마운 분이었다. 여러 대화를 나누며 이 얘기 저 얘기 그분의 삶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으니 나도 모르게 빠져들며 듣게 되었다.

그분은 최근 유행하는 드라마인 폭싹속았수다 내용을 얘기하며, 그곳에 나오는 주인공 이야기가 꼭 본인과 남편의 이야기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면서 최근 가정의 어려운 일들로 인해 주변에서 이혼을 권유하기까지도 했지만, 젊은 시절에 추억과 사랑을 기억하니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면서 우리 부부도 참 보기 좋다는 얘기를 하시며 결혼을 잘한 것 같아는 칭찬을 아낌없이 하셨다.


그러곤 또다시 과거 얘기를 이어나가시면서 한마디를 덧붙이셨는데, ' 왜~ 젊을 때는 바라만 봐도 좋고 가진 게 없어도 좋은 시절이 있잖아~'라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그 얘기를 듣고는 남편을 바라보며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었나?' 라며 장난스레 웃으며 말했다.


즐거운 대화와 식사를 마치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면서 문득 마지막 얘기가 생각이 났다.

'우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나.'

생각해 보니 '우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결혼식 때 서약도 했음에도(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시간이 흘러 잊고 살았던 듯하다.

그래서 다시 마음으로 곱씹으며 생각해 본다.


그래, 우리에게도 그런 마음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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