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행복'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는 행복은 내 안에 기쁨이 가득해 참을 수 없는 감정이 크게 표출되는 느낌. 혹은 감정 정도로 여겼던 것 같다.
졸업, 취업, 결혼, 출산. 인생의 과업들을 하나 둘 이행하고 살아나가며 행복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졌다. 조금 더 어른이 된 나는, 내 안에 몽글몽글 피어나는 느낌. 그리고 고요하고 은은한 느낌을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길을 지나가다 찍은 꽃 사진이 예쁠 때.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걸으며 웃고 있는 두 딸들의 모습을 볼 때. 피아노를 치는 두 아이의 뒷모습을 볼 때. 애들 아빠와 아이들이 목욕하며 장난을 치는 소리를 들을 때. 지나가다 마주친 나무와 구름, 별. 우연히 반가운 사람을 만났을 때. 가사와 음이 예쁜 찬양을 들을 때.
그때의 나는 행복하다 생각했다.
아주 벅차오르는 행복보다 은은하고 작은 이 행복들이 차곡차곡 마음의 곳간에 쌓였을 때, 비로소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느꼈다.
그래서 나는 행복이 아주 커다란 행운과 감동으로부터 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저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것들이 나를 미소 짓게 만들 때, 그 작은 일들이 모여 큰 행복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미소가 머무는 곳에 행복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