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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그때 그 시절의 빛남을 우린 모두 기억하고 있다.

by 온유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째 아이가 요즘 부쩍 외모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


학교를 가는 아침이면 거실은 첫째만의 미용실이 된다. 째는 나에게 정말로 다양한 머리들을 요청한다. 옆으로 묶는 머리, 반묶음 머리, 양갈래 머리. 그러면 나는 첫째에게 마음에 드는 머리를 아침마다 정성껏 묶어준다.



그렇게 외모에 참 관심이 많다. 하루는 방에 들어가 거울을 보고 머리띠와 머리핀들을 이것저것 해보며 한 시간을 넘게 보낸 적도 있었고 어떤 날은 갑자기 검은색 구두를 사달라고 하더니, 얼마 전에는 반짝이는 세상 화려한 구두를 사달라고 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졸업과 동시에 공주병에서 탈출한 줄 알았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생각이 든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래, 한때지 싶다.

저렇게 공주 취향을 좋아하는 것은 그 아이의 취향일뿐더러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그 나이 때 여자 아이라면 누구나 그러니까. 그래서 최대한 맞춰주는 편이다.


돌이켜보니, 어렸을 적 나의 모습도 첫째 아이와 비슷한 모습이 있었다. 괜히 엄마 구두를 신고 화장품을 발라보기도 하고, 엄마 화장대에서 치마를 입고는 빙글빙글 돌아보기도 하고.


그때는 조금 더 커서 화장도 하고 구두도 신고 싶었는데, 내가 그런 말을 하면 어른들은 이내 한 소리 했다. '그때가 제일 예쁜 거야~'

정말로 조금 더 커서 선크림, 틴트를 바를 정도가 되었을 때 어른들은 나에게 또 한소리 했었다.

'꾸미지 않아도 예뻐, 그때가 제일 예쁜 거야~'



어느 날은 첫째와 같이 길을 걷는데 옆으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지나갔다. 어떤 아이들은 성인처럼 화장을 한 아이도 있었고, 어떤 아이들은 크게 꾸미지 않은 아이들도 있었다.


어른의 시선으로 보니 정말 다 예뻤다. 꾸민 아이들도 꾸미지 않은 아이들도 그냥 그 모습 그 시절의 아름다움이 있었다.


어린아이는 어린아이의 모습일 때가 예쁘고 학생일 때는 학생 모습이 예쁘고. 어릴 땐 그 말이 뭔지 몰랐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야 그게 보였다.




그때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우리 아이들의 귀여운 시절이 예뻐 보이고 지나가는 학생들이 예뻐 보임은 나 또한 그 시절을 겪었고 그때의 빛나던 내 모습을 기억하 때문 아닐까.


그러면서 한편으로 또 그런 생각이 었다.

지금의 나의 때도 흘러가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이고 시절이고 추억임을.


그렇기에 이후에 지금의 나를 돌아볼 때, 빛남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지금의 빛남을 잘 간직하고 흘러가는 시간을 빛나게 살아가야겠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분명 그 시절의 빛남을 기억하고 있에.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흘러가는 빛나는 시간을 살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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