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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스카 Nov 14. 2018

분위기

분위기라는건 참 묘하다. 나라는 사람은 보통 사람이 끌릴때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한다. 말을 건넬때 어휘의 선택, 눈빛 그리고 어투. 이 모든것이 어우러져 하나의 아우라가 되곤한다. 신기한건 ‘이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라는 부류와 ‘이 사람이 궁금해진다.’로 나뉘곤 하는데, 감정이 생기는건 후자의 케이스가 강하다는거다. 아마도 분위기가 신비한 사람에겐 자석같은게 있는것 같다. 이렇게 훅하고 끌려버리는걸 보아하니. 물론 지금도 끌려가는 중이고.

대체로 이런경우엔 내가 편안했던 경우가 다수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일뿐인데 첫인상이 무섭다는 평을 간혹 듣곤한다. 말수가 적은탓일까. 별로 알고싶진 않다. 그런데 처음부터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에겐 나도 모르게 표정이 펴진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서 편안함의 기준은 침묵이 편안한 사람이다. 아무말 없이 고요속에 존재할 때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알고있다. 이런 사람이 많지 않다는건. 그런데도 마주하면 편안함이 주는 아우라에 계속 시선이 흐르게된다.

여튼, 얼마전에도 같은 경험을 했다. 우스운 사실은 그저 한번 봤을뿐인데 점점 머리속을 잠식해간다는 것. 아직 어떤 사람인지도, 어떤 성격인지도 정확히 모른다. 그저 알고 있는건 지워지질 않는다는 주관적인 사실과 몇가지 개인정보들. 아마도 그날의 경험이 묵직하게 다가왔을 수 있다. 전혀 생각치도 못한 상황에서 오는 편안함. 그 분위기. 사실은 조금 압도당한 기분이었다. 분위기가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은 있었어도, 분위기 자체가 편한 사람은 처음이었으니까.

나는 말주변이 좋은것도 아니고, 글을 쓰는 사람주제에 의미 과포화현상이 있어서 책을 읽을때도 같은 문장을 수십번 반복해야해서 1시간 읽을 페이퍼를 3,4시간동안 붙잡고 있는 경우도 꽤 있다. 이런 사람이 속히 말하는 ‘작업’을 한다는건 말이 되질 않는다. 그런 나에게 있어 설렘보다 편안함이 매력인 경우를 처음 본 것은 아마도 ‘불을 처음 본 고대인.’정도의 충격이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분위기가 가지고 있는 힘. 그리고 좋아하는 분위기에 정확히 들어맞는 사람을 만난 나. 어쩌면 이 상황이 즐겁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지금은 그저 지금을 즐기고 싶다. 간만에 마주하는 감정이다.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을뿐이다. 분위기 하나가 사람을 골똘히 생각하게 만든다. 와중에 너를 생각하는 지금 이 순간이 편하다. 너는 참 신비롭다. 너의 아우라가 궁금해져간다. 아니 네가 궁금하다. 나는 지금 너를 또 한번 만나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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