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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Apr 15. 2021

오늘 볼까?

목적 없는만남

어제 아침 출근길, 하늘이 너무 깨끗하고 맑아서 퇴근 후 누군가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바람을 쐬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주에 만나기로 했던 친한 언니에게 만나자고 먼저 연락을 했고 다행히 일정이 맞아서 퇴근 후 만나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한강을 가서 잠시 앉아 있다가 왔다. 

서로가 만나서 별로 한 것은 없었다. 서로의 중간지점인 여의도에서 만나 건강한 단호박 수프와 매운 크림 파스타를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한강으로 향했다. 돗자리를 깔고 앉았는데 너무 추워서 30분도 못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왔지만, 잠시 잠깐의 자리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한강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리프레시가 되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가려는 순간에 노을이 지고 있어 사진 몇 장만 찍어야지 하고서는 너무 아름다운 풍경앞에 정신을 놓고 30분을 담고 집으로 돌아왔다. 

문득 집으로 돌아와 미리 정해진 약속이 아니지만 만나자고 할 때 바로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게 감사했고, 또 고마웠다. 나도 누군가의 부름에 때로는 목적 없이 찾아가는 사람이 되어줘야겠는 생각도 하면서. 누군가 그냥 보자고 할 때는 다 저마다의 말 못 할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제의 나도 그랬으니까. 그래서 때로는 묻지 않고 '오케이'를 외쳐주는 그 정도의 여유는 가지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멋진 맛있는 음식으로 배도 채우고 마음도 채우고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어서 하루의 끝이 참 따뜻했다. 어느덧 4월도 절반이 지나간다. 새로운 경험들로 하루하루 채워가는 나의 낯선 풍경들을 마주하며 오늘도 걸 잘 걸어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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